안덕근 장관, 방미 앞두고 현대차 비공개 회동…'트럼프 관세'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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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2.26 06:43 수정2025.02.26 06:43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방미를 앞두고 현대차그룹 등 재계 고위층과 만났다.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안 장관은 지난 24일 현대차그룹 고위 경영진과 비공개로 회동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자동차 관세 대응 방향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안 장관은 트럼프 신정부의 통상 압력에 맞서 대미 협상 지렛대가 될 수 있는 현대차그룹 차원의 중장기 투자 방향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향후 대미 협상에 관한 업계의 희망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오는 3월 12일부터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무역 적자국에 대해선 비관세 장벽을 고려한 상호관세를 4월 1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트럼프 신정부는 관세 부과에 앞서 국의 무역 정책 전반에 걸친 재검토(리뷰) 후 자동차·반도체 관세 등 특정 분야 관세나 각국에 맞춤형으로 매기겠다는 상호 관세의 적용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사전에 우리 측 입장을 최대한 개진해 정책에 반영되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관세 부과가 시행되면 한국 입장에서는 자동차가 이슈로 등극할 수 있는 만큼 안 장관은 관련 업계와 입장을 조율하고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행정부와 주요 의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을 관세 조치에서 면제해달라고 재차 요청할 전망이다.

안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관계자 등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안 장관의 미국 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한미 정상 외교가 부재한 가운데 안 장관의 이번 방미는 통상 분야의 본격적인 첫 한미 장관급 협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국내 기업들의 향후 대규모 대미 투자 동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대한국 통상 압력을 최소화할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제조업 부흥과 대중 견제 전략에 호응해 2023년부터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 됐다. 현대차그룹에 속한 현대제철은 10조원대 미국 제철소 건설 등 대규모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트럼프 2기도 반도체 과학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생산 보조금 등의 골간이 유지돼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 투자 환경이 보장될 경우 강력한 한미 산업 동력이 유지되면서 더욱 많은 대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안 장관은 설득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카운터 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의 취임 후 방미를 추진할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도 내달부터 25% 관세 부과가 예고된 철강 기업 경영진을 개별 접촉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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