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만”…男 육아휴직자 57% ‘대기업’ 재직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이들의 절반 이상은 대기업에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여전한 것이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육아휴직 제도 사각지대 개선 방안’에 따르면 고용행정통계 자료를 토대로 2023년 기준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수급자와 재직 중인 기업 규모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해당 연도에 중복 인원을 제거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순 수급자, 해당 연도에 처음으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초회 수급자로 나뉜다.

2023년 기준 육아휴직급여 순 수급자는 29만5697명, 이 중 초회 수급자는 12만6069명이다.

육아휴직급여 순 수급자에서 여성은 22만4126명(75.8%), 남성은 7만1571명이었다. 남성 비율은 2018년 13.4%에서 2023년 24.2%로 증가했다.

2023년 순 수급자를 직장 규모로 분류하면 직원 300명 미만 중소기업 재직자는 55.1%, 300명 이상 대기업 재직자는 44.9%였다.

연구팀은 청년 취업자의 중소기업 비율(84.5%) 대비 육아휴직급여 순 수급자 비율이 29.4%포인트 낮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근로자의 비율을 고려했을 때 육아휴직급여 수급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순 수급자 남성 중 대기업 재직자는 56.7%로, 중소기업 재직자 43.3%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순 수급자의 남성 비율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10.8%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남성 비율 증가폭은 중소기업(8.4%포인트)이 대기업(14.4%포인트)에 비해 낮았다.

이 기간 순 수급자 중에서 남성 비율은 중소기업의 경우 10.6%에서 19.0%로, 대기업의 경우 16.1%에서 30.5%로 각각 늘었다.

연구팀은 “육아휴직급여 순 수급자 중 남성의 비중이 증가했는데도 아직까지 이들의 절반 이상은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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