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해야 챔피언결정전에 갈 수 있다.
창원 LG와 울산 현대모비스는 2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2024-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LG는 지난 1차전에서 67-64로 승리, 77.8%(42/54)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을 차지했다. 2차전까지 가져가게 되면 무려 100%(29/29)가 된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1차전을 내줬으나 창원에서 1승만 챙겨도 나쁘지 않다. 더불어 1차전 패배 후 2차전 승리 시 47.8%(11/27)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을 확보할 수 있다. 패배는 0%. 울산에 가기 전 1승 1패 균형을 맞춰야 할 그들이다.
LG와 현대모비스의 4강 시리즈는 조상현, 조동현 감독의 ‘형제 더비’로 대표되며 여기에 양준석, 유기상, 이우석, 박무빈 등 앞으로 대한민국 농구를 이끌 미래들의 맞대결까지 관전 포인트가 많다. 그러나 승리로 이어지는 핵심은 결국 골밑 전쟁이다.
LG는 1차전에서 아셈 마레이가 27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 숀 롱(8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과 게이지 프림(20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을 압도했다. 칼 타마요(7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음에도 골밑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뼈아픈 일이었다. 롱과 프림은 안양 정관장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괴력을 발휘, 4강 플레이오프로 이끈 두 영웅이었다. 조동현 감독은 롱과 프림 모두 마레이를 상대로 자신감이 있다고 언급, 기대하기도 했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마레이는 물론 타마요, 박정현의 터프한 수비에 무너졌다.
그러나 마레이는 1차전 시작부터 두 다리에 근육 경련이 생길 정도로 많은 힘을 썼다. 경기 후에는 온몸에 근육 경련이 있어 20분 동안 휴식이 필요했을 정도. 1차전 승리의 영웅이었으나 그만큼 전력을 다한 결과였다.
만약 2차전부터 롱이 살아난다면 LG도 쉽지 않은 시리즈가 될 수밖에 없다. 즉 현대모비스, 그리고 롱이 재정비에 성공하기 전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 장기전은 여러 부분에서 피해야 한다. 반대로 현대모비스는 롱의 부활이 절실, 그의 활약 여부에 운명이 걸려 있다.
여기에 핵심 변수도 있다. 바로 판정에 대한 반응, 그리고 대처다. 마레이와 타마요, 롱, 프림 모두 1차전 내내 판정에 대한 불만과 항의가 많았다. 물론 새로운 장면은 아니다. 정규리그에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결국 1차전 내 침착함을 되찾고 경기에 집중한 건 마레이와 타마요였다. 그 결과는 승리로 이어졌다. 롱과 프림은 달랐다. 롱은 박정현까지 붙은 터프한 수비에 평정심을 잃었고 결국 정규리그 내내 이어진 ‘롱쪽이’가 됐다. 그나마 프림의 경우 롱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착함을 유지했고 기록을 챙겼으나 패배로 인해 웃지 못했다. 그 역시도 보통의 침착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3승을 챙겨야 할 4강 시리즈에서 이제 한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마레이와 타마요가 앞으로 롱, 프림보다 침착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는 힘들다. 골밑 전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림 아래에서의 몸싸움은 거세고 뜨겁다. 여기서 잠깐이라도 침착함과 평정심을 잃으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 마레이는 지난 2023-24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첫 경험 중인 타마요는 물음표, 롱과 프림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이 부분은 조상현, 조동현 감독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조상현 감독은 “이제는 목이 아파서 더 이상 이야기 못 한다”고 말했다. 조동현 감독은 “내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표현했다.
누구나 심판 판정에 대해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거친 몸싸움으로 인해 평정심을 잃을 수도 있다. 감정 컨트롤에 실패하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결과는 대부분 패배. 결국 LG와 현대모비스의 4강 시리즈는 침착함, 평점심이라는 키워드를 누가 더 잘 유지하는지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창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