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톱10 지각변동…IT·배터리 지고 방산·바이오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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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자리바꿈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방위산업·조선·금융업종 대기업이 새로 진입하며 변화를 주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주가 급등으로 간판을 올린 종목은 대부분 다시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유가증권시장 톱10 절반이 새 이름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간판 절반이 2021년 6월과 달라졌다.

시총 3, 5위였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4년 만에 각각 13, 21위로 미끄러졌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과 금리 상승으로 플랫폼주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2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는 같은 기간 시총 9위에서 43위로 떨어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대형 악재를 버티지 못했다.

꾸준히 톱10 간판을 유지한 종목은 부동의 시총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우, 현대차 등 다섯 곳이다.

방산·조선·금융 대장주는 시총을 급격히 불리며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B금융, HD현대중공업 등이 시총 10위 안에 들었다. 영위 사업 호황에 힘입어 뛰어난 실적을 내며 기존 강자와 자리바꿈을 주도했다.

◇코스닥은 3곳만 간판 유지

코스닥시장은 더 변화가 컸다. 지난 4년 동안 에코프로비엠과 HLB, 알테오젠 등 세 곳만 시총 톱10을 유지했다.

4년 전 시총 1위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의 합병으로 상장폐지됐고, 시총 2위와 3위였던 셀트리온제약과 카카오게임즈는 21위와 36위로 밀려났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진단키트 업체 씨젠과 게임주인 펄어비스도 현재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도 꺾인 탓이다.

새로 시총 10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 파마리서치, 휴젤, 펩트론, 리가켐바이오, 클래시스 등이다. 바이오테크·뷰티 관련 주식이 시총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바이오주의 굵직한 기술수출 성과와 K뷰티 제품의 글로벌 소비 증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결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비교해 산업 변화에 민감한 성장·기술형 기업이 많아 시총 상위 종목의 자리바꿈도 더 활발했다”고 설명했다.

◇“순위 변화, 주도 섹터에 대한 힌트”

증권가에선 시총 순위가 상승세인 종목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한다. 산업 지형의 변화를 주도하는 섹터일 가능성이 있고,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 등 지수 신규 편입으로 패시브 자금 유입 혜택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13일부터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에 HD현대마린솔루션, 한국카본, 동원산업 등 여덟 곳을 편입한다. 성광벤드와 동성화인텍 등 9개 종목은 코스닥150지수에 신규로 포함된다. 새 편입 종목은 지난 1년 새 주가가 급등한 조선기자재나 플랜트 부품 관련주가 많다.

일부 증시 전문가는 정기 변경일 약 한 달 전에 편입 종목을 미리 보유하는 투자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달 들어 9% 넘게 주가가 급등했다. 동원산업(4.1%), 성광벤드(31.1%), 동성화인텍(5.9%) 역시 주가가 상승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년간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교체는 산업 지형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면 “순위 변화를 지켜보면 주도 섹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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