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신년사에서 “고품질 발전을 통해 높은 수준의 과학 기술 자립과 경제 사회 발전의 추진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31일 오후 관영 중국중앙(CC)TV 등을 통해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해 “국내외 환경 변화의 영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여러 정책 패키지를 통해 고품질 발전을 견고하게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전기 자동차의 연간 생산량이 1000만 대 돌파하고, 달 탐사선 창어(嫦娥) 6호가 처음 달 뒷면 토양 샘플을 채취한 성과 등을 거론했다.
또 올해 전쟁 등으로 전 세계가 유례없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중국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시작으로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에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덧붙였다.시 주석은 내년 경제 상황과 관련해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 그리고 신구 성장 동력의 전환이라는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달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관세 압박과 계속되는 첨단 기술 분야 제재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고품질 발전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예고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누구도 우리의 혈육의 정을 끊을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 신년사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고만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대만 독립 세력과 미국 등을 겨냥해 보다 높은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겨낭한 듯 “세계는 넓은 마음과 감성으로 인류의 운명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류운명공동체는 시 주석이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회의에서 처음 내놓은 개념으로 이후 2015년 유엔총회 연설 등 국제무대에서 자주 언급하는 표현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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