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연간 판매량 첫 감소
유럽시장 부진에 179만대
中BYD, 176만대 12% 급증
"우리가 세계 챔피언" 자축
◆ 자동차 시장 격변 ◆
미국 전기차(EV) 업체 테슬라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의 EV 캐즘(일시 수요 정체) 속에 테슬라가 부진한 반면 중국 BYD는 내수 시장에 힘입어 테슬라에 맞먹는 판매량을 거두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발표한 지난해 전 세계 EV(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만9355대(1%) 감소한 178만9226대로 집계됐다. 4분기 실적(49만5570대)이 시장 전망치(팩트셋 집계 기준 49만8000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적 발표 후 이날 테슬라 주가는 6%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때 "2024년 차량 인도량이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테슬라의 부진은 경쟁 업체들이 유럽에서 점유율을 늘리면서 4분기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테슬라의 유럽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28만3000대였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가 발표한 같은 기간 중국, 미국 시장 누적 판매량도 전년 대비 각각 4%, 5%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 데이터 분석 회사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테슬라 모델Y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지만 판매량이 시장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작년 11월까지 모델Y의 판매량이 약 5% 늘어난 데 비해 중국 전체 EV 판매량은 8%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BYD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테슬라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BYD가 지난 1일 발표한 지난해 EV 연간 판매량은 176만4992대로 전년 대비 12% 늘며 테슬라와의 격차를 2만4000대로 좁혔다. 특히 4분기 판매량은 59만5413대를 기록하며 테슬라(49만5570대)를 1년여 만에 추월했다. 이 같은 판매 추세가 이어질 경우 BYD가 올해 연간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BYD의 약진은 중국 내수 시장 성장세 덕분으로 분석된다. BYD는 1일 자사 SNS에 "중국의 챔피언, 세계의 챔피언"이라고 자축했다.
[신윤재 기자 /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