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우승 박현경 “상금 1억 8000만원 전액 기부…대회 취지 동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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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자발적 기부하는 E1 채리티 오픈 우승
원래 13% 기부하기로 했지만, 전액 기부 결정
“선한 영향력 선도하는 취지에 동참하고 싶다”
“매일 퍼트 스트로크 500개씩 연습…노력 빛 발해”
“시즌 3승과 대상 목표…꾸준히 잘하겠다”

  • 등록 2025-05-25 오후 9:00:06

    수정 2025-05-25 오후 9:00:06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이 우승 상금 1억 8000만 원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우승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는 박현경(사진=KLPGT 제공)

박현경은 25일 경기 여주시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E1 채리티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내고,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우승했다. 2위 이채은을 1타 차로 따돌렸다.

E1 채리티 오픈은 자선기금 모음 등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는 대회로, 선수가 자발적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한다. 박현경은 원래 상금의 13%를 기부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우승 직후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박현경은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E1 채리티 오픈은 자선 대회의 의미가 있는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대회다. 원래는 통산 10승째에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대회에서 기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전액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현경은 이어진 우승 공식 인터뷰에서도 “이 대회는 채리티 대회이고 기부 문화를 생각하게 한다. 혹시 제가 우승을 한다면 기부 문화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려운 곳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며 “방송 인터뷰를 하러 가기 전에 아버지께 원래 13%를 기부하기로 한 것에서 100%로 기부금을 올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경기 중간, 제가 우승하면 100% 다 기부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실천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채은과 치열한 우승 경쟁 끝에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거머쥐었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한 이채은과 1타 차 2위인 박현경의 매치 플레이같을 정도로 승부가 팽팽했다.

특히 박현경이 9번홀(파5)에서 칩인 이글을 잡아내자 이채은도 11번홀(파4)에서 티샷을 한 번에 그린에 올린 뒤 이글을 낚았다. 17번홀(파4)에선 박현경이 2번째 샷을 핀 뒤 1m 거리에 완벽하게 붙여 버디를 예약하자, 이채은이 뒤이어 9.4m 버디 퍼트를 잡아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싱겁게 갈렸다. 이채은의 2번째 우드 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크게 벗어나 물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해, 파를 지킨 박현경이 우승을 확정했다.

박현경은 “최근 5경기 연속 ‘톱10’에 들어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프로 데뷔 후 한 대회에서 ‘노보기’ 플레이를 한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지난달 중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부터 매일 퍼트 스트로크를 500개씩 연습하고 잠에 들었다며 “노력이 빛을 발해 정말 기쁘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박현경(사진=KLPGT 제공)

이채은과 명승부를 펼친 것에 대해선 “같은 골프단 선수인 데다가 저도 경기를 잘했고 언니도 너무 잘해서, 채은 언니가 우승하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우승을 축하할 준비가 돼 있었다. 제가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17번홀 상황에서 이채은이 9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것에 대해선 “채은 언니가 어드레스할 때부터 들어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예상을 해서 그런지 큰 타격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박현경은 이날 퍼트를 할 때 왼손이 밑으로 내려오는 ‘역그립’으로 바꿔 시선을 끌었다. 그는 “퍼트할 때 미세하게 손을 쓴다. 이 부분을 보완하고 싶어서 역그립을 연습했다. 두산 매치플레이 16강에서 떨어진 뒤 본격적으로 역그립으로 바꿨다. 사실 이번 대회 1라운드 초반엔 믿음이 없어서 정그립으로 경기하다가 5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뒤 그때부터 역그립으로 경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 선수들과 코치님, (프로 출신) 아버지께 조언을 구했다. 역그립을 잡으면 손을 쓰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주변 조언과 제 감을 믿고 역그립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그는 “적지 않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는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상반기가 가기 전에 시즌 첫 우승을 해 기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힌 뒤 “작년처럼 3승만 하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고 목표도 밝혔다.

또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상을 꼭 타고 싶다.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10’을 기록하면서 대상에 조금씩 다가가는 기분이다. 우승도 좋지만 꾸준히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현경(사진=KLPG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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