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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대한민국 유도 영웅’ 김재범 한국마사회 감독. 사진=이석무 기자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선수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필요한 것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 유도의 영웅’ 김재범 한국마사회 유도단 감독은 최근 K스포츠 전성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역할을 맡았다. 바로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다.
경기력향상위원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환경, 지원 제도, 데이터 기반 분석 등을 관장하는 핵심 조직이다. 스포츠 과학 융합, 대표 선발 프로세스 개선, 심리·영양·재활 등 전문 지원 체계 강화 등 업무를 책임진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선수단 구성에도 전체적인 계획을 짜고 운영하는 역할을 한다. 김택수 국가대표 선수촌장과 더불어 국가대표 선수 육성에 있어 실질적인 책임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유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81kg급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을 모두 석권한 최연소 ‘유도 그랜드슬래머’다.
그의 커리어는 화려한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남다른 성실함과 자기 관리,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는 투혼과 끈기는 국민적인 감동을 이끌어냈다. 은퇴 이후에는 한국마사회 유도단 감독으로 활약하며 후진 양성과 유도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김재범 위원장은 ‘변화’를 강조하며 젊은 선수들에 맞게 훈련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강제로 붙잡아가며 운동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선수 개인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며 “단체 운동을 할 때는 팀에 맞춰 운동을 해야 하지만 그 외에는 선수 스스로 실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선수들의 주말 및 공휴일 외출·외박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등 최근 선수촌 생활 규정을 대폭 바꾼 것도 이 같은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 김 위원장은 “선수촌은 선수들을 묶어두는 곳이 아니다”면서 “선수촌은 선수들이 더 잘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노력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선수 육성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경기 외적인 교육이다. 태극마크의 의미와 국가대표라는 자리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스스로 깨닫도록 도울 생각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운동에만 신경쓰다 보니 어긋난 생각을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꿈나무 선수들이 올바른 정신을 갖고 전문 체육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돌아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어렵고 힘든 자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선수 시절 유도에 몸과 마음을 바쳤던 것처럼 지금은 한국 스포츠에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 대대적인 변화의 흐름을 맞이한 한국 스포츠가 흔들리지 않도록 작은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
김 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옛 것을 무조건 버리기보다 가져올 것은 가져오고, 새로운 문화도 받아들이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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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 김재범 감독.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