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에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을 때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통신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전 국회의사당 쪽에 있고 친구는 여의도역 쪽에 있었는데도 서로 통화를 못 했어요. 이번 탄핵 심판 선고 때도 통신이 안 될까 봐 걱정이에요."
지난해 탄핵 시위에 참여했던 20대 여성 A씨는 통화가 어려웠던 상황을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평소보다 급증한 트래픽으로 네트워크 통신장애가 발생했던 것이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통신과 포털 회사들은 서비스 장애 재연을 막기 위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이통3사, 대규모 집회 지역에 이동기지국 설치
4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광화문, 여의도, 안국역 등 대규모 집회로 인파가 몰리는 곳에 이동식 기지국을 배치했다.
지난해 12월엔 비상계엄 여파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일대에서 열린 탄핵 촉구 시위에 인파가 몰리면서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서울 한복판인 여의도에서도 일부 이용자들 휴대폰에 '제한구역', '서비스 불가 구역' 등의 문구가 표시됐다.
이통3사는 인파 급증으로 인한 통신장애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집회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기존 장비를 최적화하고 추가 개통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민과 당사 구성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응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는 서울은 물론 부산역 등 전국 주요 장소 기지국의 통신 기지국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네트워크 증설 작업을 진행했다. 네트워크 전문가를 주요 집회 현장과 통신 센터에 배치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운용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말부터 집회로 사람이 밀집하는 곳에 임시중계기, 발전 장비를 설치했다. 아울러 상주 인력을 배치하고 수시로 트래픽을 모니터링해 특이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단 헌법재판소의 경우 이동기지국 설치가 어렵고 경호 목적으로 전파 차단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불가피하게 통신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노력과 상관없이 경호 차원에서 전파를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대통령 차량이 지나가면 가끔 전파가 차단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네이버·다음, 서버 확대로 트래픽 가용량 확충
네이버와 다음은 서버를 확대하거나 트래픽 폭증 대응 체계를 수립하는 등 접속 장애 대비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 서비스가 잠시 중지되는 등 오류가 발생했다. 네이버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 뒤 네이버 뉴스 댓글이 중단되거나 모바일에서 네이버 카페가 접속되지 않기도 했다.자정을 넘기면서 장애가 해소됐고 같은 날 오전 1시20분부터 웹과 모바일에서 댓글 달기 기능이 복구됐다.
당시 접속 오류는 폭증하는 트래픽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비상계엄 당시 주요 포털 사이트 서비스 장애 현황’ 자료를 보면 네이버 뉴스의 계엄 당일 트래픽은 평소 최고치 대비 1320%, 카페 트래픽은 450% 급증했다.
네이버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서버를 확대해 수용 가능한 트래픽 용량을 늘렸다. 갑작스럽게 트래픽이 몰려도 오류가 나지 않도록 이용자 대비 서버 가용량 자체를 확충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26년 동안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평일, 주말, 기념일 등 트래픽이 언제 줄고 느는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새해 등 특정 날에 고객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장애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계엄 때는 예상하지 못한 이슈라 서비스 제공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후 트래픽 가용량을 늘려 평소에도 대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설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테러, 전염병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업무연속성계획(BCP) 매뉴얼을 언제나 따르고 핫라인 체계와 모의훈련 등을 통해 서비스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안정적 서비스 운영을 위한 대응 체계를 수립했다. 카카오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다음 카페, 다음 뉴스 댓글 서비스에서 오류가 잠시 있었지만 곧바로 정상화됐다. 카카오톡은 트래픽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오류를 방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트래픽 폭증 상황에 대비해 대응 체계를 수립하는 동시에 트래픽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서버 등 인프라를 확충해 트래픽 가용량을 늘렸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술적 조치 등을 통해 비상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