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사' 맞으면 치매 위험 줄어든다고?…놀라운 결과 나왔다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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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04 16:27 수정2025.04.04 16:36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면 치매 위험이 줄어들까.' 대상포진 예방 백신이 각국에서 고령층 대상 국가필수접종(NIP)으로 진입한 뒤 등장한 주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다.

대상포진 항원의 독성을 줄여 투여하는 생백신은 물론 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만든 사백신을 활용한 연구에서도 대상포진 접종이 치매 위험을 유의미하게 줄여준다는 결과가 속속 확인됐다. 최근엔 이를 입증하는 또다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대규모 인구 집단을 분석한 연구를 통해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는 치매 위험이 20% 가량 낮아졌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스탠포드의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이후 7년 간 치매가 생길 위험이 20% 가량 낮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치매 예방을 위한 약물이 사람들의 예상보다 더 일찍 개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부여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탓에 생긴다. 어릴 때 수두를 앓았다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다. 평생 몸 속에 숨어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되살아나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예방에 도움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영국 웨일즈의 고령층을 연구 대상으로 정했다. 2013년 9월 1일 대상포진 백신을 NIP에 포함한 웨일즈는 당시 백신 접종을 도입하면서 79세라는 연령 제한을 뒀다.

1933년 9월 2일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백신 접종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9월 2일 이후 태어난 사람은 1년 간 접종 대상이 됐다. 이런 NIP 대상 범위를 활용해 1933년 9월2일생을 기준으로 1주일 전에 태어난 그룹과 1주일 후에 태어난 그룹의 치매 진단율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1933년 9월 2일 이전 1주일 간 출생자의 대상포진 백신 접종률은 0.01%, 이후 1주일 간 출생자의 접종률은 47.2%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들의 치매 위험도도 함께 평가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그룹의 치매 위험은 20% 정도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백신 접종 외에 치매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두 그룹 사이에 다른 요인들도 차이가 있는지 등을 비교했다. 당뇨·심장질환, 암 등의 질환은 물론 교육 수준 등도 조사했지만 두 그룹 간 차이는 없었다. 이들 사이에 유일한 차이는 '치매 진단 건수' 뿐이었다는 것이다.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면 치매 위험이 줄어드는 경향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면 치매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엔 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만든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17% 줄어든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메디슨에 공개됐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대상포진 백신이 전반적인 면역계를 활성화하는지, 몸 속에 잠복해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하는 것을 막는 특별한 기전 탓에 치매를 예방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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