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화재 후 소방청 대책 논란
“인력·지휘체계부터 손봐야”
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사고 이후 소방청이 내놓은 재발방지 대책을 두고 소방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현장 소방대원들은 무인 소방로봇 도입 중심의 대책이 사고 원인을 외면한 ‘전시행정’이라며 김승룡 소방청장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29일 성명을 내고 “소방청이 발표한 ‘무인 소방로봇 100대 도입’과 ‘통합 명부 관리’ 대책은 순직 사고의 핵심 원인인 현장 지휘관의 경험 부족과 만성적 인력난을 가리기 위한 기술 만능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난 현장의 성패는 장비가 아니라 현장을 꿰뚫어 보는 지휘관의 직관과 판단에 달려 있다”며 “샌드위치패널 구조물 화재처럼 붕괴 위험이 큰 현장에서 경험 없는 지휘관 아래에서는 첨단 로봇도 고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무인 로봇 역시 이를 이송·조작·정비할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며 “기본 진압조조차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로봇 도입은 오히려 현장 대원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형 공장·유류 저장소 등 특수 화재가 아닌 일반 화재 현장에서 로봇 활용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순직 사고 대부분은 중소 규모 건축물 화재와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에서 발생한다”며 “근본 대책은 전문 지휘관 확보와 충분한 현장 인력 충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봇 도입 위주 정책 폐기 △현장 경력 중심 지휘관 자격 인증제 도입 △장비 예산의 인력 충원 및 안전장비 예산 전환 등을 요구하며 “본질적 문제 해결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 김승룡 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소방청은 완도 화재 순직 사고 이후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무인 소방로봇 100대 도입과 재난현장 통합 명부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안전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성명으로 완도 순직 사고를 둘러싼 책임론과 함께 소방 조직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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