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계약 기간이 끝난 뒤 피보험자가 사망했더라도 약관 해석에 따라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유족 A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2003년 20년 만기 사망보험에 가입한 B씨는 2023년 1월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던 중 보험 계약 만기일(4월 16일)을 넘겨 같은 해 6월 사망했다. 남겨진 유족들이 사망보험금 3500만원을 청구했으나 보험사 측은 “보험 기간 이후 사망했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쟁점은 ‘피보험자가 보험 기간 중 교통재해로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의 해석이었다. 1심은 “약관은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돼야 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인정했지만 2심은 “교통재해의 발생과 사망은 별개의 보험사고”라며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A씨 주장대로라면 만기 축하금과 사망보험금을 모두 받게 되는데, 둘 중 하나만 수령한다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대법원은 다시 원심을 뒤집었다. “‘보험 기간 중’이라는 문구가 ‘교통재해’만을 수식한다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약관이 불명확하다면 작성자 불이익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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