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앙여고, 수능 예비소집 현장에 가보니
긴장과 설렘 공존하는 교실…수험표 거듭 확인
교사들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격려
“수험표를 받으니 내일이 수능 시험이라는 게 실감 나요. 많이 긴장되는데 후배들과 선생님에게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나요”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9시 울산중앙여고 3학년 4반 교실. 담임 선생님의 호명이 시작되자 한 명씩 자리에서 일어나 수험표를 받으러 교탁 앞으로 나갔다. 수능 예비소집 현장에서 만난 수험생들은 저마다 상기된 표정으로 수험표를 받아 들었다.
수험표를 받아 들고 자리에 앉은 수험생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자신의 사진과 이름을 번갈아 보며 수험표를 만지작거렸다.
이들은 수험생 유의사항 안내문을 천천히 읽어보거나 수험표 과목, 시간 등을 주의 깊게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사장을 확인한 학생들은 “아 나○○고야, 엄청 먼데”, “우리 학교다. 앗싸” 등 환호성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일부 학생은 예비소집이 진행되는 중에도 문제집 오답풀이에만 집중하기도 했고, 또 다른 학생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실내 감돌던 긴장감은 담임교사의 위트와 감동 어린 말에 이내 풀어졌다.
3학년 4반 담임교사 김도연 씨는 “얘들아 제일 중요한 건 시험을 잘 치면 좋은데 기대만큼 못 칠 수도 있다. 그런데 낙담할 필요가 있겠니”라며 “인생 한번 사는 것 아니다. 두 번 살면 된다”고 하자 교실 안에서는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김 씨는 이어 “너희가 사랑 받고 있다는 것, 너희를 응원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 잊지 말고 못 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라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올해 수능은 의대 증원 확대로 반수생, 재수생, 삼수생 등 이른바 ‘N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이 몰리자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예년보다 더 큰 것 같았다.
3학년 부장 교사 정연택 씨는 “의대 증원 확대로 상위권 N수생이 크게 늘어나는 등 대형 변수들이 많아 수험생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며 “등급이 생각보다 안 나오지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 기존에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학년 4반 정아영 양은 “재수생들이 많이 들어오는 게 아무래도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제가 원래 하던 대로 제가 하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실에서 수험표 교부가 끝나자 강당에서는 수험생들을 위한 교직원과 후배들의 응원 행사가 준비가 한창이었다.오전 10시가 가까워 오자 강당엔 두터운 외투와 마스크, 주황색 체육복 바지 등으로 중무장한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미리 강당에 도착한 1~2학년 학생들은 선배들을 위한 하트 모양 백설기와 송편이 담긴 떡을 준비했다. 떡 겉 포장지에는 후배들 한명, 한명이 쓴 응원 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교장선생님, 총동창회장, 후배들의 응원이 끝나자 강당 화면으로 수험생들을 위해 학교 측이 마련한 영상이 흘러나왔다. 수험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을 남겼다.
이날 예비소집의 하이라이트는 강당 밖을 나서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후배들이 마련한 낙엽길 응원이었다. 후배들과 교사들은 길 양옆으로 서서 강당 밖을 나오는 수험생을 위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3학년 3반 문채원 양은 “후배들과 선생님이 준비해준 응원 덕에 긴장감이 많이 풀렸다”라며 “후배들의 기운을 받아 내일 수능 시험을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울산에서는 수험생 1만638명이 26개 시험장, 1개 병원 고사장에서 수능을 치른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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