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군공항 이전, '광주 모델'로 속도 낸다

5 days ago 4

공군 F-4E 팬텀 전투기가 경기 수원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이륙을 하고 있다. /뉴스1

공군 F-4E 팬텀 전투기가 경기 수원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이륙을 하고 있다. /뉴스1

수십 년간 경기 남부권의 최대 난제로 꼽혀온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가 전략 과제로 격상되며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방부가 화성시 내 찬성 단체와의 접촉을 늘리고 실무 로드맵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가는 등 사실상 이전을 전제로 한 행정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방부, ‘이전 전제’ 실무 로드맵 가동

수원 군공항 이전, '광주 모델'로 속도 낸다

28일 국방부와 경기도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방부 군공항이전사업단은 최근 화성시를 방문해 이전 찬성 단체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광주광역시와 무안군·국방부 간 합의를 이끌어낸 이른바 ‘광주 모델’을 수원 군공항 문제에도 적용해 지자체 간 갈등을 중재하고 국가 주도의 이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현재 수원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소음 피해, 조류 충돌 안전성, 지역 갈등 관리 등 3개 분야의 내부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전 지역 주민의 반대를 해소하기 위한 로드맵과 주민 참여 방안을 담은 갈등 관리 용역은 이미 구체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원과 광주 두 곳 모두 이전에 초점을 맞추고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보상 규모와 이주 대책 등 실질적인 이전 실행 방안을 정밀하게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사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화성 지역 민심도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다. 중부일보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성 시민의 56.3%가 수원 군공항 이전에 찬성한다고 응답해 반대 의견인 24.2%의 두 배를 웃돌았다. 주목할 부분은 과거 이전 후보지 인근으로 거론돼 반대가 극심하던 화성 서부 지역에서도 찬성(42%)과 반대(42.1%)가 팽팽하게 맞섰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군공항 이전을 넘어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연계된 대규모 지역 개발 및 인구 유입에 대한 서부권 주민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7차 공항개발계획이 분수령

수원특례시와 경기도는 올해 하반기 결정될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을 사업 성패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해당 국가 계획에 반영되지 못할 경우 향후 5년간 정부 차원의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군공항 이전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사안이 아니라 국가 안보 전략 사업”이라고 규정하며 “정부 주도의 갈등 조정 협의체를 통해 실질적인 해결의 물꼬를 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군공항 이전 후 남는 부지에 국가첨단연구특구와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해 수원과 화성이 상생하는 ‘경기남부 경제권’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도 군공항 이전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후보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지사가 직접 전면에 뛰어들어 특별한 보상을 이끌어내는 중재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군공항 이전을 ‘부담의 전가’가 아니라 ‘지역 발전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가 안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 지역에는 반드시 특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지자체와 정치권은 이번 하반기 국가 공항 개발 계획에 수원 군공항 이전안이 포함될 경우 사업이 다시 바꿀 수 없는 ‘불가역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