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佛 AI 데이터센터에 132조원 투자… 유럽 패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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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전역에 5GW 규모 센터 건립
5년내 1단계 3.1GW 인프라 조성
슈나이더와 맞춤형 부품공장 협력
“자금조달 시험대 오를것” 우려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프랑스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에 최대 750억 유로(약 132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 쏠려 있던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이 유럽까지 확산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소프트뱅크 발표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프랑스 전역에 총 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게 목표다. 1단계로 2031년까지 450억 유로를 들여 프랑스 북부 오드프랑스 지역의 됭케르크, 보스켈, 부솅 등에 3.1GW 규모 인프라를 만들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프랑스 내에 ‘소버린 AI(Sovereign AI·데이터 주권)’ 생태계를 확립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AI 사업을 유럽으로 확대하겠다는 손 회장의 셈법이 맞물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손잡고 됭케르크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맞춤형 부품 공장도 짓기로 했다. 소프트뱅크의 로봇·자동화 기술과 슈나이더의 전력 모듈 제조 역량을 결합해 유럽 전역의 AI 수요를 감당할 고효율 데이터센터 공급망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부솅 지역 데이터센터는 프랑스전력공사(EDF)와 협력해 원전 등 저탄소 전력을 공급받게 된다.

이번 투자는 프랑스 내 AI 일자리 창출과 인재 양성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뱅크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엔지니어링, 에너지 설비, 로봇, 운영·유지보수, 첨단 제조 등 여러 분야에서 고급 일자리 수천 개가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대학과 공과대학, 직업 교육기관과 손잡고 차세대 AI 인프라를 이끌 전문 인력을 길러내는 연구개발(R&D)도 지원한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이번 투자가 그동안 미국과 아시아에 쏠려 있던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이 유럽으로 번지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가 미스트랄AI 등 자국 스타트업을 키우며 데이터 주권을 강조해 온 데다, 유럽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EDF의 전력망과 정부의 신속한 인허가 지원 등이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투자를 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손 회장의 공격적인 유럽 AI 투자를 놓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짧은 기간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향후 소프트뱅크의 자금 조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소프트뱅크는 최근 채권단 압박에 따라 오픈AI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을 10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AI 기업들이 연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경쟁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전 세계 주요 거점에 데이터센터 기반을 선점하려는 손 회장의 야심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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