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이제훈이 영화 ‘소주전쟁’의 개봉을 앞두고 빚어졌던 감독 계약 해지 및 크레디트 분쟁 등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제훈은 ‘소주전쟁’의 개봉을 기념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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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개봉한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제훈은 ‘소주전쟁’에서 국보소주의 경영권을 노리고 종록에게 접근한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직원 ‘인범’을 맡아 종록(유해진 분)과 깊고도 묘한 감정선을 그린다. 이제훈은 자신에게 어떤 이익도 주지 못하는 회사에 그렇게까지 헌신하는 종록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마음 한켠에 연민을 느끼며 내적 갈등을 겪는 인범의 다이내믹한 내면의 변화를 섬세히 표현해낸다.
‘소주전쟁’은 지금의 이름으로 개봉되기 전 ‘모럴 해저드’란 가제로 알려져 있던 작품이다. 개봉을 앞두고 ‘소주전쟁’의 제작사 더램프와 및 배급사 쇼박스는 작품을 연출한 감독의 시나리오 표절 의혹과 관련해 연출자 및 연출자가 운영 중이던 공동 제작사와 갈등을 빚게 됐다. 개봉 후 현재까지도 연출한 감독과 계약 해지, 크레딧 부여에 관한 이견으로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소주전쟁’ 제작사 더램프는 이 작품을 연출한 감독을 해촉했고, 이 감독이 대표로 재직 중인 공동제작사와 감독계약해지확인 등 본안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다만 이에 불복한 상대방 감독 측이 제작사를 상대로 제기한 감독 계약 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은은 서울중앙지법 측이 지난달 27일 더램프 측 소명을 인정하면서 모두 기각했다.
이제훈은 개봉 전후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묻자 “배우뿐 아니라 감독과 작가의 위치, 프로듀서 등 모든 스태프 한 분 한 분이 영화든 드라마든 함께 모여 작품을 작업한다. 이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서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못할 때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로 앞으로 더 나아가려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거나, 그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합류하는 일들이 매 작품 있다”라며 “다만 이번에는 좀 더 그런 일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와닿았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측면은 있다”고 담담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과적으로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는 관객들에게 잡음 없이 온전히 이 영화가 제대로 보여질 수 있게 끝까지 완성해내자는 목표의식이 뚜렷했다”라며 “그래서 더 완성도 있는 작업물을 내고자 의견을 많이 냈다”고 강조했다.
또 “다행인 건 이 작품을 만들고 호흡하는 부분에 있어서 참여하신 스태프분들이 이전에도 작업해봤던 분들로 편한 사이였어서 그런지 완성되는 과정에선 즐거움과 기대감이 더 컸다”라며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보면 배우들도 작품 하다가 중간에 교체가 되고 하차하는 경우들이 많다. 제가 출연하는 작품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돌아가는 분위기, 작품 사례들을 그만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기도 하다”라고도 부연했다.
이제훈은 “그런 소식들을 접할 때면 ‘나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부정적으로만 느껴지진 않는다”라며 “작품 만드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해 원하는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작품 만들 때 긍정적 방향으로 가기 위한 선택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소주전쟁’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