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여파에 두달째 3%대
파 37.1% · 경유 33.7% 상승
정부 "최고가격제 완충 역할"
당분간 물가 3%대 전망한 한은
16일 금리인상 가능성 무게
중동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류 물가가 47개월 만에 가장 높게 치솟은 데다 농산물과 생활물가까지 일제히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7월 물가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3%대 물가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2% 올랐다. 이는 2023년 12월 3.2%를 기록한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과 2월에 2.0%를 유지했다. 2월 말 중동전쟁이 발발한 이후 3월에 2.2%, 4월엔 2.6%로 차츰 높아지더니 5월에 결국 3.1%를 기록했다. 6월도 3%가 넘으면서 소비자물가는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오른 가장 큰 요인은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다. 석유류 가격은 24.7% 올랐는데,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 상승시켰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5개월 차이던 2022년 7월의 35.2% 이후 가장 높았다. 휘발유는 전월에 이어 23.1% 상승했고, 경유는 33.7% 올랐다.
그나마 이 수준도 석유 최고가격제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했기에 가능했다. 재정경제부는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휘발유는 최고가격제 때문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약간 오르면서 석유류 상승률이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6월 27일 이후 석유 최고가격이 인하돼 이달에는 석유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내구재 중에선 신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컴퓨터가 22.2%, 대형 승용차가 3.5% 각각 상승했다. 이에 공업제품 이 4.4%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1.47%포인트 상승시켰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올렸다. 이 중 농산물 물가는 1.1% 올랐는데 파는 37.1%, 쌀은 11.7% 각각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랐다. 생활물가는 금리 인상을 예고한 한국은행에서 주목하는 지표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6월 초 채소 생육 지연 및 출하 감소, 가축전염병 영향 등으로 인한 농축산물 상승, 석유류 상승세 지속 등으로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며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는 데 전 부처가 힘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어 3%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6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도 커지면서 5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향후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을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가 상쇄하면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16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기 회복 기대와 가계부채 증가,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취임 이후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고, 최근에도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일단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고 물가 압력도 이어지고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며 "환율과 한미 금리 차, 부동산 시장 흐름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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