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름에 진심인 美人들 …건강증진+피부관리에 짱?

7 hours ago 2

소셜 미디어 캡처.

소셜 미디어 캡처.
우지(牛脂), 글자 그대로 소의 지방분인 쇠기름이다. 혈중 저밀도 지단백(LDL),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포화지방이다. 그런데 미국 온라인에서 소기름이 피부 관리 제품과 씨앗 기름을 대체할 건강한 대안으로 홍보되고 있다.

일부 크리에이터들이 앞장서고 있다.

카놀라유, 홍화씨우, 포도씨유 등 종자유(씨앗 기름)를 독성 물질로 바라보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도 우지 홍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한 햄버거 체인에서 쇠기름으로 조리한 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으면서 식물성 기름이 아닌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업체를 칭찬했다.

피부 관리 제품으로서 우지의 우수성을 설파하는 사람들은 쇠기름이 보습 효과가 뛰어나며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우지에 피부 건강에 유익한 비타민 A, D, E, K와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식단이나 피부 관리에 동물성 지방을 과다 사용하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피부과 의사는 피부에 쇠기름을 바르면 여드름을 없애기는커녕 외려 없던 여드름도 유발할 수 있다고 NBC 뉴스에 말했다.

쇠기름이 화장품으로서 어떤 효능이 있는지를 살펴본 약 150건의 연구를 검토한 메타 분석(2024년)에 따르면 피부에 대한 확실한 이점을 찾지 못 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피부과 의사 소피 그린버그(Sophie Greenberg)는 소기름이 바셀린이나 코코넛 오일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고 NBC 뉴스에 말했다. 지방 성분이 수분 유지를 돕는다는 것.

그녀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피부가 정말 건조하고 피막을 막을 무언가로 덮어 줄 필요가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며 소기름 대신 다른 제품 사용을 권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응용한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란 구호도 있다.

케네디 장관의 동물성 기름 사용으로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자는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꽤 많다.

소기름으로 조리한 감자 튀김을 들고 있는 케네디 장관. 소셜 미디어 캡처.

소기름으로 조리한 감자 튀김을 들고 있는 케네디 장관. 소셜 미디어 캡처.

소기름, 돼지기름, 버터와 같은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고 종자 유를 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은 조회 수가 수십 만 건에 달한다.

카네디 장관 등 씨앗기름 부정론자들은 가공식품에 주로 사용하는 이 기름이 암 등 온갖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며 멀리해야 할 이유를 댄다.

하지만 몇몇 영양학자는 요리에 우지를 사용할 경우 식물성 기름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양 학자이자 뉴욕 대학교 겸임 교수인 리사 영(Lisa Young) 박사는 씨앗 기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영 박사는 “씨앗기름은 독성이 없는데도 그것을 비난하고 있다. 문제는 정크 푸드의 설탕과 소금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자 유는 불포화 지방이기에 더 나은 기름으로 여겨진다며 동물성 포화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스턴 인근에 있는 터프츠 대학교 식품의학 연구소 다리우시 모자파리안(Dariush Mozaffarian) 소장은 “쇠기름은 건강에 있어 칭송받을 것도 없고 악마 화 할 것도 없다”고 NBC 뉴스에 밝혔다.

모자파리안 소장은 “우지가 전분, 설탕, 소금이 많이 함유된 초가공 식품보다는 건강할 것이다. 하지만 올리브유, 콩기름, 카놀라유, 아보카도에서 얻은 기름보다 건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종자 유 회의론자들은 오메가-6 지방산 함량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메가-6는 염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염증은 심장병 및 당뇨병 등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오메가-6를 섭취하면 항염증 작용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해 조절해야 한다. 이상적인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은 4대1이다.

하지만 가공식품 섭취량이 증가한 영향 등으로 오메가-3 대 오메가-6 비율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벌어져 있는 게 현실이다. 심한 경우 1대15로 오메가-6 섭취량이 많다.

스탠포드 대학교 예방 연구 센터의 영양학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가드너(Christopher Gardner) 박사는 특정 유형의 불포화 지방 수치는 식품의 건강성을 평가할 때 사소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많은 전문가들도 집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씨앗기름은 건강에 긍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가공식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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