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이요? 힘드네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경기 끝낸 ‘9번 포수’ 베일리의 소감 [현장인터뷰]

3 days ago 6

9번 타자 포수가 홈런, 그것도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경기를 끝내는 것은 야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포수 패트릭 베일리(26)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베일리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 9회 1사 1, 3루에서 우중간 담장 맞히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패트릭 베일리가 수훈 선수 인터뷰 도중 윌리 아다메스에게 음료수 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 Kelley L Cox-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패트릭 베일리가 수훈 선수 인터뷰 도중 윌리 아다메스에게 음료수 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 Kelley L Cox-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만난 그의 표정에는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여전히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던 그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때린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감을 묻자 미소와 함께 “힘들다. 펜스 위로 넘어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베일리의 타구는 오라클파크를 제외한 메이저리그 모든 구장에서 담장을 넘길 타구였다.

어쨌든 홈런은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나온 것은 2016년 8월 19일 클리블랜드의 타일러 내퀸이 토론토를 상대로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13년 5월 25일 앙헬 파간이 콜로라도를 상대로 기록한 이후 최초다.

베일리는 “맞은 순간 잘맞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트리플 앨리(오라클 파크 우중간 깊은 코스)로 타구가 날아갔고 ‘최소한 3루까지는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타구가 펜스를 맞고 튀는 것을 보고 ‘넘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포수가 인사이드 더 파크 끝내기 홈런을 때린 것은 팻 모란(1907년 8월 4일) 베니 테이트(1926년 8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 포수가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한 것은 1984년 8월 29일 밥 브렌리 이후 처음이었다.

베일리가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때린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베일리가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때린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이 기록을 전해들은 그는 “정말 멋진 일”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주님께 감사하게도 이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동료들과 함께 정말 재밌는 야구를 하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밥 멜빈 감독은 “미친 경기였다”며 이날 승리를 돌아봤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은 쉽게 보기 어렵다. 올스타 게임에서 이치로가 기록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생각났다. 물론 스피드는 약간 달랐다. 아마 타구가 펜스를 맞고 튄 순간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홈런에 관해 말했다.

이어 “베일리는 최근 타격이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서 적시타를 쳐줬다. 한동안 이런 타구를 보지 못했지만, 그는 준비돼 있었고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그가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모습의 타격을 보기를 원했었다”며 선수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베일리의 이날 끝내기는 지난 4월 28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엘리엇 라모스가 내야안타를 때린 뒤 상대의 연이은 송구 실책으로 홈까지 들어오며 경기를 끝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베일리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 Kelley L Cox-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베일리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 Kelley L Cox-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이날 선발 등판한 로비 레이는 “지난 번 엘리엇 라모스의 끝내기는 약간 이상했다면, 이번 것은 놀라웠다. 그가 이렇게 빨리 뛰는 모습은 처음봤다. 어느 순간 갑자기 홈으로 들어와 있더라”라며 홈런을 지켜 본 소감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내셔널리그 동부 1위 필라델피아와 시리즈 우세 전적을 확정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밝힌 멜빈 감독은 “애리조나 원정 마지막 두 경기, 그리고 새크라멘토 원정에서 첫 경기 내준 뒤 이후 두 경기를 이겼다. 이 승리들은 우리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그전까지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득점을 제대로 내지 못하다가 갑자기 득점을 내기 시작했다. 훨씬 더 좋은 기분을 가질 수 있게됐다. 그 이후 더 좋은 기운과 자신감을 갖고 경기하게 됐다”며 최근 상승세에 관해 말했다.

베일리는 “우리는 회복력을 보여줬다. 우리팀의 리더들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매일 경기장에 와서 열심히 뛰고 있다. 타격은 전염성이 있다고 한다. 흐름을 타기 시작하니 공격이 계속해서 잘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팀 분위기에 관해 말했다.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은 때도 있고, 나쁜 때도 있기 마련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좋은 야구를 하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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