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세청 임직원 A씨는 2020년부터 세무사 등과 공모해 3년간 세무조사 무마 등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성 접대와 함께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받아 파면됐다. A씨는 한 기업과 공모해 3차례에 걸쳐 7300만원 규모의 허위세금계산서 발급을 알선하기도 했다.
국세청 다른 공무원 B씨는 본인과 자녀 명의의 종합소득세 중 기납세액을 늘리는 방식으로 허위 신고해 690만원이 넘는 환급 세액을 부당하게 돌려받는 등 총 22차례에 걸쳐 2300만원 가량을 챙겼다. 여기에 일반 납세자에게 종합소득세를 자기 계좌로 보내라고 유도한 것 또한 적발돼 파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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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수납장에 추석에 공급될 화폐가 쌓여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
이처럼 최근 5년간 국세청 공무원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적발돼 징계를 받은 건수가 35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부당하게 금품을 수수하거나 성 접대를 받는 등의 비위 행위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의원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임직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세청 공무원 징계 건수는 총 358건이었다.
파면·해임·면직 등 공직 배제 조치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은 직원은 △2020년 5명 △2021년 5명 △2022년 4명 △2023년 10명 △2024년 15명 △2025년 1∼6월 6명 등 모두 45명이었다. 공직 배제 조치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나 정직·강등, 감봉, 견책 등 징계를 받은 직원은 31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징계 사례에는 세무법인으로부터 성 접대나 향응 접대를 받은 것부터 허위 신고를 통한 ‘셀프 세금환급’까지 다양한 부정 행위가 포함돼 있었다.
부친 사업장 거래처에 대한 납세자 정보를 조회하는 등 사적으로 전산정보를 사용해 견책을 받은 공무원, 세무조사 대상자의 고발서를 수사기관 접수 전에 유출하고 골프비를 대납받아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은 공무원도 있다.
진 의원은 “세무공무원의 부패·비리 행위는 납세자의 조세저항을 불러오고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국세청은 뇌물·청탁, 세금 횡령과 같이 조세행정의 신뢰를 하락시키는 부정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