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자가 뛰어도 조용"…층간소음 최초 1등급 기술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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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랩에서 한 연구원이 층간소음 실험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사일런트랩에서 한 연구원이 층간소음 실험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현대건설 마북 기술연구원에서는 실제 주거환경을 구현한 공간에서 각종 미래 주거 혁신 기술 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네오프레임(Neo Frame)’ 기술을 보기 위해 찾은 이 공간은 흔히 아는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집 안에 벽체도 기둥도 없었다. 기둥과 보가 슬래브(판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를 지지하는 구조였다. 국내에서 첫 인증을 받은 ‘주거용 사전제작 콘크리트(PC) 라멘조 보-기둥 접합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주민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거실을 통째로 쓰거나 방을 추가할 수 있다”며 “공사 기간이 짧은 데다 층간소음 저감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네오프레임을 포함해 ‘층간소음 저감’ ‘에너지 케어’ ‘올라이프케어 하우스’ 등 입주민의 생활 전반을 개선하는 4대 솔루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H사일런트랩에서는 각종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최초로 1등급 인증을 받은 바닥 시스템을 적용해 위층에서 성인 남성이 뛰어도 알아채기 어려웠다. 기존 아파트를 재현한 공간에서는 작은 발걸음 소리가 그대로 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저감과 관련해 총 7건의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입주민 생활 전반을 통합 관리하는 미래형 웰빙 주거 모델 올라이프케어하우스도 인상적이었다. 운동·수면·식단 관리, 응급 상황 대응, 주거 환경 제어 등 생활 전반을 통합 관리한다. 몸 상태에 적합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코칭해주거나,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면환경 개선 시스템(헤이슬립)을 작동하면 조명과 온도가 자동으로 바뀌고 모니터에 수면 분석 그래프가 기록된다. 회사 관계자는 “카메라나 마이크 없이도 심박수, 호흡수, 움직임을 감지하고 수면 질을 정밀 측정해 숙면을 유도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집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도 대비가 가능하다. 연구원 한 명이 바닥에 넘어지자 10초 안에 월패드에서 경보가 울리고 가족과 관리실에 문제 상황이 전달됐다.

에너지케어랩은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단지 내에서 에너지 자립을 실험하는 공간이다.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돼 전력 수요가 많은 저녁 시간대에 낮에 생산한 전기를 활용할 수 있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광플라스마 공기 청정 환기 시스템은 실내 미세먼지와 세균, 바이러스까지 제거한다.

회사 측은 향후 5년 내 미래 기술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단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안계현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기반기술연구실장은 “층간소음 기술은 서울 아파트 단지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연말부터 수면 케어와 낙상 안전 시스템도 도입할 것”이라며 “헬스케어·안전·공간·에너지 혁신으로 주거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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