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는 2026북중미월드컵에 선수로 출전하는 방안과 카디프시티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BBC는 “램지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지만 변수는 그의 몸 상태와 가족이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애런 램지(35·웨일스)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웨일스축구대표팀 선수로 2026북중미월드컵에 출전할지, 클럽팀 사령탑으로 부임할 지 장고에 들어갔다.
영국 매체 ‘BBC’는 14일(한국시간) “램지는 잉글랜드 챔피언십(EFL·2부) 최하위(24위) 팀 카디프시티(웨일스)에서 선수 겸 감독 대행으로 재직 중이다. 현역 생활을 이어갈 의지가 남아있지만, 대행 딱지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리그1(3부)으로 강등된 카디프시티가 초보 사령탑 램지에겐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램지는 웨일스축구가 낳은 슈퍼스타다. 2006~2007시즌 카디프시티에서 데뷔해 2008~2009시즌 아스널(잉글랜드)로 이적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2018~2019시즌까지 아스널에서 통산 369경기(64골·60도움)에 출전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급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이후 유벤투스(이탈리아)와 니스(프랑스)를 거쳐 2023~2024시즌부터 고향팀 카디프시티로 돌아왔다.
국가대표로서 족적도 화려했다. 램지는 2008년부터 웨일스대표팀에 승선해 86경기(21골)를 소화했다. 가레스 베일, 조 앨런 등과 함께 웨일스축구의 도약에 앞장섰다. 웨일스는 램지와 함께한 기간 동안 유로2016 8강과 유로 2020 16강을 달성했고, 2022카타르월드컵에선 64년만의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램지는 이번 시즌엔 막판 감독 대행까지 맡았다. 램지는 지난달 19일 외메르 리자 감독(튀르키예)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되자 지휘봉을 잡고 카디프시티를 이끌었다. 사령탑으로서 성적은 2무 1패다. 램지는 이번 시즌 팀의 부진, 자신의 노쇠화, 감독직 겸업이 겹쳐 EFL 8경기 출전에 그치자 사실상 선수 생활을 마치는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예상이 일었다.
램지(오른쪽)는 베일(왼쪽)과 함께 웨일스축구의 황금기를 연 주역이다. 그는 2026북중미월드컵에 선수로 출전하는 방안과 카디프시티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BBC는 “램지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지만 변수는 그의 몸 상태와 가족이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BBC는 램지의 현역 연장 여부가 반반이라고 보도했다. 북중미월드컵 출전을 위해 카디프시티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집돌이 성향을 가진 그가 가족과 함께 한 곳에 정착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BBC는 “램지는 카디프시티와 선수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했다. 아직 연장 조항 발동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램지는 2003년 이래로 처음으로 3부리그에서 뛰게 되지만, 램지의 측근들에 따르면 그는 북중미월드컵 출전을 위해 3부리그행과 연봉 삭감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램지의 가족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램지의 동료들은 그의 현역 연장을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지난 시즌부터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2024년 9월9일 몬테네그로전(웨일스 2-1 승) 이후 A매치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 리그2(4부)와 웨일스 프리미어리그 등 리그1보다 수준이 낮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웨일스 대표팀에 발탁된 바 있지만, 램지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
전 웨일스대표팀 공격수 이완 로버츠는 “램지는 계속 뛰길 원하지만 그의 몸이 허락할 지 의문이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램지와 동갑인 앨런 역시 “나는 지난주에 은퇴를 결심하기 앞서 ‘나는 북중미월드컵에 가지 못하겠구나’고 직감했다. 내가 만약 북중미월드컵에 가더라도 조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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