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투지와 집중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울산 첫 홈 경기에서 승전보를 써낸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이 이끄는 NC는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더블헤더 1차전 홈 일전에서 홍원기 감독의 키움 히어로즈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NC는 19승 1무 20패를 기록, 5할 승률 회복에 1승만을 남겨놨다.
임시 홈 구장 첫 번째 경기에서 거둔 결과라 더 뜻 깊었다.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이 추락해 한 야구 팬이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뒤 NC는 안전점검으로 원정 일정만을 소화했다.
NC는 즉각 창원시, 창원시설공단과 합동대책반을 꾸려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지만, 창원시의 늑장 대응에 기약없는 떠돌이 생활을 보내야 했다. 여기에 2일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참석한 안전조치 이행 점검 회의에서 창원NC파크의 구체적인 재개장 일정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NC는 임시 홈구장을 물색했고, 당분간 롯데 자이언츠 제2의 홈구장이었던 울산 문수야구장에 둥지를 틀게됐다.
이후 NC는 16일 첫 울산 홈 경기를 치르려 했으나, 비로 취소됐고, 대신 이날 펼쳐진 더블헤더 1차전을 승리로 가져오며 울산 팬들에게 소중한 선물을 했다.
김형준(3타수 2안타 2타점)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이 밖에 박건우(2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권희동(3타수 2안타)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투수진도 제 몫을 해냈다. 먼저 선발투수 로건 앨런은 99개의 공을 뿌리며 6이닝을 4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0자책점)으로 막아냈다. 이어 김진호(0.2이닝 1실점)-전사민(0이닝 무실점)-손주환(0.2이닝 무실점)-배재환(0.2이닝 무실점)-류진욱(세, 1이닝 무실점)이 등판한 가운데 승리는 손주환에게 돌아갔다. 시즌 4승(1패 2홀드)째다.
경기 후 이호준 감독은 “오늘 경기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투지와 집중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초반 득점 상황에서 잘 풀리지 않았지만, 선수들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칭찬하고 싶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하나가 돼 잘 이겨냈다”며 “더운 날씨 속에서 선수들을 위해 큰 응원 보내주신 팬 분들에게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이번 승리는 ‘통 큰 투자’의 결실이기도 했다. NC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감독은 전날(16일) 손아섭과 박세혁, 권희동, 박건우, 박민우 등 고참 선수들에게 고기를 샀으며, 이날에는 선수단 전원에게 커피를 돌렸다.
박건우는 “오랜만에 홈 팬들과 함께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정확히 맞추는 데 집중했는데, 운도 따랐던 것 같다”며 (5회말) 홈런 친 상황을 돌아본 뒤 “어젯밤 감독님께서 힘내라고 맛있는 고기를 사주셨는데, 그 덕분에 오늘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2차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캡틴 박민우도 “감독님이 커피를 사셨다.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더블헤더 독식을 노리는 NC는 2차전에서 투수 최성영과 더불어 최정원(좌익수)-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서호철(3루수)-천재환(중견수)-박세혁(포수)-김휘집(1루수)-김한별(유격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에 맞서 키움은 야시엘 푸이그(좌익수)-송성문(3루수)-루벤 카디네스(지명타자)-이형종(좌익수)-최주환(1루수)-김동헌(포수)-이주형(중견수)-송지후(2루수)-김태진(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김연주다.
[울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