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40km 해저케이블 투입, 글로벌 공급 부족 속 LS전선·LS마린솔루션 수혜 기대

정부가 최근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반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완공 목표를 2031년에서 2030년으로 1년 앞당기면서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22일 '성장전략 TF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에너지·전력망·첨단소재 등을 포함한 '15대 초혁신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준공 시점을 2030년으로 조기화해 수도권과 전국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총 440㎞ 규모의 해저케이블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2030년 완공을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 발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북 새만금에서 경기도 화성까지 약 220㎞ 구간에 해저케이블 왕복 2회선을 설치해 총 2기가와트(GW)급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케이블 제작과 포설에는 특수 선박과 고난도 시공 경험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HVDC 프로젝트는 입찰 공고 후 해양 조사, 자재 수급, 생산·테스트, 운송과 포설까지 최소 4~5년이 소요된다”며 “2030년 완공을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 사업자 선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HVDC 시장은 이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케이블과 변환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소수에 불과해 납기 지연 리스크가 크고, 전 세계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 이스턴 그린 링크(Eastern Green Link) 1단계(2029년 완공 예정)는 2024년 이미 공사에 착수했으며, 2033년 완공 예정인 4단계도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됐다. 해외에서 발주와 공급사 선정이 신속히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역시 입찰이 지연될 경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HVDC 해저케이블은 한 가닥을 최소 50㎞ 이상 단일 길이로 제작해야 하고, 해상·해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포설·접속 공정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공사 난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제작과 시공에 투입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조기 발주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 HVDC 케이블 공급과 시공 경험을 동시에 갖춘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LS마린솔루션은 최근 초대형 HVDC 전용 포설선 건조에 착수하며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는 중국산 HVDC 기자재의 안전성과 안보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해상풍력과 HVDC 프로젝트에서 중국산 장비를 배제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안보 예외 조항(GATT 제21조)에 따라 이러한 조치가 무역 규범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톱티어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