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억 이상 피해자 80%가 여성
금감원, ‘카드 배송 사칭’ 경고 격상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들이 보이스피싱의 집중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카드 배송으로 위장한 보이스피싱이 급증함에 따라 금융 당국은 소비자경보를 한 단계 상향 조정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9월 249억 원에서 10월 453억 원, 11월 614억 원, 12월 610억 원으로 불어났다.
보이스피싱 피해 분석 결과 가짜 카드 배송으로 시작된 ‘기관 사칭형’ 수법에 속은 피해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에는 카드 배송 미끼 문자를 발송했으나, 문자 차단 대책 등이 시행됨에 따라 배송원으로 속이고 전화하거나 위조된 실물 카드를 배송한다며 직접 방문하는 등 대범한 범행이 이뤄지고 있다.
사기범들은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며 카드사 고객센터로 위장한 사기범들의 연락처로 전화를 유도한다. 피해자가 가짜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면 개인정보 유출로 명의가 도용됐다며 보안점검 등을 명목으로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 만든다. 원격제어 앱이 설치되면 금감원(1332), 검찰청(1301) 공식 번호로 전화해도 해당 기관이 아닌 사기범들에게 연결돼 의심하기가 어려워진다. 그 후 자산 보호 등을 명목으로 돈을 이체받고 잠적하는 식이다.지난해 하반기 2억 원 이상 피해자의 약 80%가 여성이었고, 60대 여성이 절반 이상이었다. 서울의 경우 강남 3구 피해액이 서울 전체 피해액의 약 30%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는데, 해당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경고로 상향 조정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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