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불빛 아래, 현대인은 끊임없이 세상을 응시하지만 정작 자신을 바라볼 여유를 잃었다. 10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전을 여는 데비 한 작가는 잃어버린 시선을 되찾고 인간 내면을 향한 항해를 시작한다.
영은미술관은 오는 18일부터 재미교포 작가 데비 한(55)의 개인전 'Odyssey of Becoming: SHADOW PEOPLE'을 개최한다. 전시 기간은 12월 28일까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미국에서 진행한 다양한 연작과 대형 설치, 조각, 부조, 회화, 드로잉 신작을 선보인다. 청자, 나전칠기 등으로 비너스 흉상을 재해석한 것으로 유명한 데비 한은 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대표 신작 '섀도우 피플' 시리즈는 스마트폰에 몰두한 현대인의 실루엣을 형상화한 조각이자 회화다. 외적인 삶에 매몰된 채 내면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초상을 담아내는 동시에 자신의 심연을 응시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조각에 아크릴 물감을 쏟아붓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하며, 과잉 연결된 사회 속에서 외적인 삶과 내적 자아, 정체성의 경계에서 표류하는 인간을 표현했다. 그는 "인간이 단순히 외부 자극에 침몰당하기보다는 혼란을 포용하고 자신의 색을 피워내는 정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리즈 '우글 우글 우글이'는 수천 개의 작은 진흙 덩어리를 모아 고개 숙인 사람 형상으로 제작한 대형 조각이다.
데비 한 작가는 지우개 부스러기로 만든 '아그리파'를 통해 한국의 획일적인 미술 입시교육을 지적하고, 동서양의 다양한 얼굴을 한 '청자 비너스'로 아름다움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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