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이 최근 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앞섰다. 내달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린 영향이다. 1년 전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절반에 불과했던 SK하이닉스의 시총 비중은 이제 95%를 초과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증권가에선 ADR 상장 이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등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되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1위에 등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 9000선 SK하이닉스·스퀘어가 방어
19일 코스피지수는 0.13% 하락한 9052.42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 반도체주 강세로 2.48%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9385.59까지 뛰었다. 한 때 국내 증시 시가총액 역시 8000조원을 돌파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했다.
벤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과 후속협상을 위해 예정된 스위스 출국 일정을 연기하는 등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도세가 속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1397억원, 1조720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2조95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2.34%)는 하락 마감했으나 SK하이닉스(2.94%)와 SK스퀘어(4.71%), 삼성전기(3.18%) 등이 신고가를 뛰어넘으면서 시장을 방어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시총은 1969조9093억원을 기록했다. ‘1등주’ 삼성전자(2069조5830억)와 시총 격차가 99조6737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말 두 종목의 시총 격차는 236조원에 달했지만 SK하이닉스가 올 들어 324.58% 상승하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195.25%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체급이 비슷해졌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센터장은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가격 인상 가능성과 ADR 상장으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에 최근 삼성전자보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며 “주가의 선행성과 메모리 업황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마이크론 시총을 향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당분간 우세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수급 효과에 SK하이닉스가 단기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으나 삼성전자의 주가 우상향이 예상되고 있다”며 “테슬라와의 비즈니스에서 좋은 소식이 나오면 주가 재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이크론발 실적 장세 기대
증권가에선 오는 25일(한국 시간)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 가이던스가 상향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주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앞서 이달 24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연례 시장분류 리뷰 결과도 증시 향방을 가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 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WL·Watch List)에 진입할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 가이던스가 상향될 경우 반도체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될 것”이라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우려스럽지만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AI 인프라, 소비 등 실적이 탄탄한 종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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