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권여선 작가의 단편소설 ‘봄밤’을 무대화 한 연극 ‘봄밤’이 첫선을 보인다.
‘봄밤’은 병든 몸과 부서진 마음을 지닌 두 사람이 요양원에서 서로에게 마지막 위안이 되어가는 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생의 말미를 살아가는 이들이 나누는 단단하고 절제된 감정을 특유의 문체로 섬세하게 담아내며, 발표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 |
연극 ‘봄밤’ 초연에 함께하는 배우 이윤재(왼쪽부터), 최희진, 류원준(사진=더웨이브). |
연극은 ‘스토리텔링 시어터’라는 형식으로 무대화된다. 스토리텔링 시어터는 이야기 전달 방식에 중심을 둔 공연 형식이다. 배우가 스토리텔러로서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건네듯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 외곽의 요양원을 배경으로 알코올 중독 환자 ‘영경’과 류머티즘을 앓고 있는 ‘수환’이 ‘알류커플’이라 불리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지워지지 않는 과거와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현재, 소원해진 가족들과 무너져가는 건강 속에서 두 사람은 오직 서로만을 의지한 채 하루하루를 견딘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청년 간병인 ‘종우’의 시선은 또 다른 층위의 감정선을 만들어내며 극의 밀도를 더한다.
각색은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마트료시카’로 등단한 이소연이 맡았고, 연출은 이인수가 나선다. 배우 이윤재, 최희진, 류원준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9월 16일부터 28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 2경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