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강석훈 리더십 마침표…KDB생명 매각은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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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3년 임기를 마무리하고 5일 퇴임했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매각을 성사시키는 등 성과를 냈지만, ‘아픈 손가락’이라 표현했던 자회사 KDB생명 매각은 끝내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았다.

강 회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늘 염두에 두고 업무에 임해달라”며 “‘더 큰 산업은행’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전반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그가 2022년 6월 취임 후 이룬 주요 성과로는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이 꼽힌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일해 ‘정책통’으로 불리는 강 회장은 취임 석 달만에 21년 넘게 산은이 대주주로 관리해온 대우조선 매각이란 큰 숙제를 해결했다. “매각밖에 답이 없다”는 판단 아래 가격을 낮춰 빠르게 매각을 성사시켰다. 장기화하던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합병 절차도 마무리했으며, 올해 7조65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설비 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섰다. 또 반도체·AI·배터리·바이오 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50조원 규모의 ‘첨단 전략 산업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이를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하지만 KDB생명 매각은 결국 마무리짓지 못했다. 산은은 2012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번번이 좌초했다. 이 과정에서 산은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KDB생명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까지 받았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3882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하기로 했지만 매각까지는 수 년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HMM 매각도 실패했다. 강 회장은 HMM 주가에 따라 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출렁인다며 매각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부산 이전’을 놓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벌인 건 스스로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는다. 산은 본점의 거의 모든 공간이 ‘부산 이전 반대’ 구호로 도배되다시피 할 정도로 직원들과 갈등이 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이재명 정부에선 추진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전 부산 유세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강 회장은 퇴임 후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산은은 당분간 김복규 수석부행장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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