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가 아사니(사진)에 대한 연대기여금을 미납했다는 의심을 받는 가운데 FIFA가 광주에 ‘선수등록 금지’ 제재를 내린 사실이 뒤늦게 파악돼 파문이 일고 있다. 구단은 ‘내부 행정 오류’ 정도로 여기나 실상은 국제 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는 굉장히 큰 사안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광주FC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등록 금지’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광주는 2023년 1월 ‘알바니아 특급’ 아사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을 미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연대기여금은 해외 선수 영입시 발생하는 이적료의 일부를 해당 선수의 성장에 기여한 클럽이나 학교 등에 지급하는 돈이다.
이에 광주는 연대기여금 3000달러를 냈으나 일부 금액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환됐고, 그 후 ‘미납 상태’가 됐음에도 사무국 행정 미스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FIFA는 ‘미납 메일’을 보냈으나 회신이 없자 지난해 12월 17일부로 광주에 대해 연대기여금과 지연 이자, 제재금 5000스위스프랑(약 840만 원)을 부과하는 한편 , ‘선수 영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광주 관계자는 “구단 회계 직원이 지난해 8월 송금했는데, FIFA가 액수가 부족하다며 반환했다. 9월에 다른 직원이 FIFA의 (독촉) 메일을 받았는데 개인적 이유로 확인하지 못했고, 반환금도 다른 계좌로 들어왔다. 확인이 안 되다보니 계속 미납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연대기여금은 FIFA가 정한대로 내면 되는데, 액수가 부족해 돌려받았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화를 부쳐도 달러 송금이 되는 세상이다. 또 지급 계좌와 반환 계좌가 다르다는 점도 상당히 의문스럽다. FIFA가 송금 계좌를 놓고 굳이 다른 구단 계좌까지 찾아 반환금을 보낸 이유가 궁금증으로 남는다.
일단 광주는 “원금과 이자, 벌금까지 빠른 시일 내 FIFA에 송금하겠다.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나 사무국 단순 실수 정도로 대충 넘길 사안은 아니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FIFA가 ‘선수등록 금지’ 조치를 내렸음에도 광주가 영입한 선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7일까지 이어진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이들은 광주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경기를 뛰었고, 심지어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명단에도 등록됐다. 제재받은 구단이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모든 조치의 이행을 FIFA가 확인해 향후 징계 해제를 결정할 수 있으나 분명한 사실은 제재가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징계 기간에 한해 부정 선수 논란이 제기될 소지가 충분하다.
놀랍게도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광주에 대한 FIFA 제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FIFA가 홈페이지에 전 세계 클럽들이 포함된 제재 현황을 띄워놓았음에도 “미처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변명이 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사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 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어 냉정한 접근과 냉철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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