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등 향후 수주에 영향줄듯
시공 능력 평가 1위 삼성물산이 2위인 현대건설을 누르고 올해 서울 강북권 최대 규모로 꼽히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로 향후 서울 대형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한발 앞섰다는 분석이 나온다.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교회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시공사 선정 투표에는 조합원 1026명이 참여했다. 삼성물산이 675표를 얻어 경쟁사인 현대건설(335표)을 크게 앞섰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16만여 ㎡의 노후 주택 등을 헐고 51개 동(지하 7층, 지상 22층) 2331채 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예상한 공사비만 1조5723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로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다. 한남뉴타운은 5개 구역인데,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1구역을 뺀 4곳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2구역은 대우건설, 3구역은 현대건설이 수주했다. 5구역은 시공사 입찰에 DL이앤씨만 단독 참여해 수의 계약이 유력하다.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조합원 모든 가구가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단지명은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뜻을 담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조감도)이다.한남4구역은 시공 능력 평가 1, 2위 간 맞대결로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두 회사가 서울 정비사업을 두고 경쟁하는 건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이후 18년 만이다. 두 회사는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해 ‘출혈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지난해 12월 열린 합동 설명회에서는 경쟁사의 조건을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는 한남4구역 수주 결과가 향후 서울 대형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등 핵심 입지 재건축 단지들은 올해부터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가장 규모가 큰 3구역의 예상 사업비는 6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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