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방위로 확산하는 해킹…국가 안보 차원에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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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9.21 17:31 수정2025.09.21 17:31 지면A35

그제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주요 거점도시 국제공항이 사이버 공격을 당해 항공기 수십 편이 취소되는 혼란이 빚어졌다. 공항과 항공사에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가 해킹당한 영향이다. 회사 측은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 등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은 요즘 해킹과의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곳곳에서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서만 SK텔레콤, 롯데카드, 예스24, GS리테일, 알바몬 등에서 고객정보가 빠져나가거나, 서비스가 먹통 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동식 기지국 장비를 활용해 고객 명의로 소액결제를 시도한 KT 해킹 사건도 점입가경이다. 피해 지역과 피해자가 집계할 때마다 계속 늘고 있다. 지난 19일엔 중앙 서버 침해 흔적까지 드러났다. 어떤 정보가 얼마나 유출됐는지 가늠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기업의 해킹 피해는 매년 20~30%씩 늘고 있다. 2020년 600건 안팎이던 신고 건수가 지난해 188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연말까지 3개월 이상이 남았음에도 벌써 1649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공공기관도 해커들의 먹잇감 신세다. 북한 해커 조직인 라자루스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법원 전산망을 장기간 해킹했다는 사실이 작년에서야 드러난 게 단적인 예다. 그런데도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피해 기업 중 정부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 사례가 20%에 미치지 못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해킹의 파급력은 테러에 못지않다. 해커들이 교통과 통신, 금융, 전력 시스템을 작정하고 교란하면 국가 시스템 전체가 흔들린다. 인공지능(AI) 기술 발달 등으로 해킹 시도가 훨씬 더 빈번해졌고 수법도 교묘해졌다는 점을 감안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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