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전한 ‘탄핵 난타전’에 ‘韓과 단일화’ 편승… ‘2부 리그’ 자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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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뽑는 2차 경선에서 4명 후보가 2명씩 맞붙는 양자 토론이 이틀간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렸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25일 홍준표, 한동훈 후보의 두 차례 토론에선 “깐족댄다” “코박홍(코를 박을 정도로 아부)” 등 비방 섞인 언사까지 오가는 등 탄핵을 어떻게 딛고 일어설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토론은 볼 수 없었다.

홍 후보는 “한 후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다”며 “사사건건 깐족대고 사사건건 시비 거는 당 대표를 대통령이 참을 수 있겠나”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한 후보도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 맞춰줬던 사람들에게 계엄의 책임이 있다”며 “대통령이 계엄 얘기 안 꺼냈냐”고 맞받았다.

전날 열린 토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는 탄핵을 찬성한 한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게 각각 “윤 전 대통령과 당원에게 사과하라” “왜 탄핵을 막지 않았느냐”고 했다. 한 후보는 “아버지가 계엄했어도 막았을 것”이라고 했고, 안 후보는 탄핵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대해선 그동안 이에 적극적이던 김 후보 외에 출마 자체에 부정적이던 나머지 세 후보들도 일제히 긍정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이는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점, 이에 대한 당원들의 단일화 요구가 높다는 점 등에다 갤럽 조사를 볼 때 한 대행 지지율이 생각보다 위력적이지 않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어떤 속내든 스스로 공당의 경선을 ‘예비 경선’ ‘2부 리그’ 정도로 격하시키는 것 아닌지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이번 대선 첫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계엄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국민의힘은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또 파면당한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했지만 당에 남겨진 건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했다. 당의 공식 직함을 가진 인사로선 가장 높은 수위의 참회 발언으로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지 않고는 활로를 찾기 힘들다는 당 저변 기류가 반영된 것이란 관측이다.

그런데도 정작 후보들은 여전히 ‘찬탄·반탄’ 공방 프레임에만 갇힌 모습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갤럽 조사에서 4명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다 합쳐도 상대 당 1위 후보보다 15%포인트 낮은 결과가 나온 것은 이에 대한 실망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계엄과 탄핵에 대한 철저한 반성, 이에 기반한 보수 혁신에 대한 비전 없이 어떻게 국민 마음을 얻겠다는 건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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