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돌연한 대법관 재제청 거부가 던지는 착잡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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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을 통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을 반려한 지 25일 만이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는 청와대의 요구를 돌연 거부했다. 지난달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한 손봉기 후보자 대신 다른 후보자를 제청해 달라고 청와대가 요청한 지 25일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하루 전인 21일 출국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문서에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했다. 반면 청와대는 “헌법 104조 2항에 근거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명확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해당 헌법 조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대목이다. 조 대법원장은 3월 퇴임한 노태악 대법관 후임의 공백이 반년 넘게 이어졌음에도 제청을 미루다 청와대와 사전 조율하는 관례까지 깨가며 후보자를 사실상 통보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재제청을 진행해 달라고 했다. 당초 대법관후보추천위가 손봉기 후보자와 함께 추천했던 3명의 후보 중 한 명을 다시 제청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조 대법원장은 이런 방식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셈이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고, 후보자 추천 후에는 해당 위원회는 해산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미 후보자 4명을 추천했으니 추천위를 새로 소집해 다시 추천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다시 제청할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손봉기 후보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렇게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극한 대치만 되풀이하면 대법관 공백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발간된 사법연감에 따르면 대법관 1인당 연간 평균 사건 처리 건수는 약 4600건에 달한다. 가뜩이나 심각한 재판 지연이 사법 불신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법관 공백을 방치하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대법관 임명권, 대법원장에게 제청권, 국회에 임명 동의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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