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랏빚 역대 최대… 佛-中 신용등급 하락 남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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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국가채무가 1175조2000억 원으로 불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새 48조5000억 원이나 늘었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년 만에 다시 100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8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4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보면 틈만 나면 ‘건전재정’을 강조했던 윤석열 정부의 초라한 성적표를 확인하게 된다.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묶는 재정준칙 달성을 공언했지만 임기 내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전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을 비판했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나랏빚은 200조 원 넘게 늘었다. 주먹구구식 예측으로 2년 연속 수십조 원 규모의 세수 펑크를 냈다.

나라 곳간이 비게 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국가채무 급증, 미국발 관세 충격 등을 이유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계단 낮췄다. 지난해 12월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정치적 불안과 높은 재정적자를 들어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나랏빚이 빠르게 늘고 있고, 정치적 갈등이 극심한 데다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한국으로선 남의 일이 아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정부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는 등 엄청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나랏빚이 급속도로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세입 기반은 점점 약해지는데 고령화 등으로 의무지출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제 활력을 되살려 세수를 확보하고 지출을 합리화해 어떻게든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신용등급까지 하락한다면 그 후유증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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