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정자원 화재’는 총체적 관리 부실로 인한 황당한 官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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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정부 주요 정보 시스템 709개를 마비시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총체적 관리 부실이 빚어낸 ‘관재(官災)’였음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주요 안전 작업은 ‘하청의 하청’을 통해 무자격 업체에 떠넘겨졌고, 위기 상황에 쓰여야 할 화재 대비 매뉴얼은 배포도 되지 않은 ‘유령 매뉴얼’이었다. 상식 밖의 무대응과 안일함이 겹쳐 대국민 행정 서비스가 중단됐고, 이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액이 3511억 원에 이른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7일 감사원이 발표한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화재의 도화선이 된 리튬배터리 이설 작업부터가 불법 하도급이었다. 애초 계약을 따낸 업체가 다른 업체에 공사를 넘겼고, 다시 전기공사업 등록조차 안 된 무자격 업체 2곳에 재하도급됐다. 이들은 기본 수칙인 전원 차단이나 케이블 절연 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가 불을 냈다. 초기 진압 과정도 엉망이었다. 소방대가 출동해 옥내 소화전으로 화재 진압을 시도했으나 국정자원 측은 전산망 손상이 우려된다며 물을 뿌려 확산을 억제하는 ‘주수 소화’를 막았다. 결국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3시간 뒤에야 물을 뿌릴 수 있었다. 예방 조치와 사후 대응도 미흡했다. 2024년 10월에 만든 비상대응 매뉴얼은 직원들에게 배포되지도 않은 채 담당자 PC에만 보관돼 있었다. 소방당국의 화재 안전 점검조차 전산실이 ‘보안구역’이라는 이유를 대며 거부해 화재를 막을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재난 복구 과정에서도 시스템 등급별 복구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단지 불이 많이 났다는 이유로 하위 등급 전산실을 먼저 복구했다. 결국 1·2등급 최우선 복구 대상이던 행정안전부의 ‘문서24’와 ‘안전신문고’가 4등급인 부처 고충 민원 시스템보다 정상화가 늦어졌다. 감사원은 18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해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지만, 실무자 몇 명 꼬리 자르기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2023년에도 국정자원 내 네트워크 장비 이상으로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를 겪었음에도 땜질 처방으로 일관하다가 1년 전 더 큰 화를 불렀다. 이번 기회에 재난 예방 및 복구 시스템 전반을 제대로 손봐야 한다. 화재 한 번에 국가 전산망 전체가 마비되는 후진국형 참사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DBR 정치를 부탁해 임용한의 전쟁사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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