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최대 10만 명 감원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일 언론은 폭스바겐 감독이사회가 지난주 회의를 열고 전 세계 직원 65만 7000명의 15%에 해당하는 10만 명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 속에 중국산 전기차의 대약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서두른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폭스바겐의 어려움은 우리 자동차 업계와 정책 당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 내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은 놀랍다. 비야디(BYD) 등 토종 중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15%를 넘어섰다. 여기에 테슬라 등 중국에서 생산된 ‘메이드 인 차이나’ 전기차까지 합치면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뛴다. 중국산은 우수한 가성비를 앞세워 유럽산 경쟁 모델을 압도하고 있다. 한때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 주도권이 토종 브랜드에 넘어갔고, 본고장인 유럽 시장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EU 당국이 당초 2035년부터 유럽 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한 것도 제 발등에 도끼를 찍은 격이다.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머뭇대는 사이 중국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EU 집행위원회는 뒤늦게 신차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100%에서 90%로 줄이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2035년 이후에도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 10% 외에 추가 관세도 물렸다. 하지만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의 공세를 물리치기엔 역부족이다.
폭스바겐이 10만 명 감원을 관철할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독일 금속산업노조 IG메탈은 ‘전례 없는 대규모 분규’를 예고했다. 의결권 20% 지분으로 거부권을 가진 니더작센주 정부도 일자리 감축에 반대다. 폭스바겐은 감원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가 되는 딜레마에 빠졌다. 국내 자동차 업계와 정부는 폭스바겐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13~15일로 예정된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은 사치다. 정부는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2050년 탄소중립 일정에 얽매여 스스로 경쟁력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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