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예상 밖의 버티기를 보여주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했다. 시장 예상 4.4%를 웃돌았고 2분기 4.3%에서도 반등했다. 이 숫자보다 눈여겨볼 것은 성장 내용이다. 수출이 22% 급증했고 첨단 제조업이 GDP 증가분의 40% 이상을 이끌었다. 산업 생산과 제조업은 호조를 보인 반면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중국 경제의 성장축이 부동산과 내수에서 첨단제조와 수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 정부의 의도된 선택에 가깝다. 중국은 전기차·배터리·태양광에 이어 인공지능(AI), 산업용 로봇, 첨단 장비 등 이른바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집중 육성해 왔다. 부채 기반의 부동산 산업을 되살리는 대신 국가 지원을 첨단산업에 집중해 기술 자립과 제조 강국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중국 경제의 내수가 약하다고 해서 산업 경쟁력까지 약해졌다고 보면 오산이다.
한국에는 특히 심각한 경고다. 1차 차이나 쇼크가 값싼 중국산 의류·가전·철강 등이 세계시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전기차·배터리·로봇·기계장비·전자부품 같은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앞장선다. 중국 내 소비가 이를 모두 흡수하지 못하면 남는 생산물은 해외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이미 철강·석유화학에서는 중국발 공급과잉의 충격을 받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기계 등 한국의 주력 산업까지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졌다고 안심할 때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성장의 질과 산업구조 변화를 더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막대한 내수시장과 정부 지원, 촘촘한 공급망으로 가격경쟁력에 기술력까지 더하고 있다. ‘중국 저가제품, 한국은 고급제품’이라는 공식도 더는 통하지 않는다.
대응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업 지원을 보조금 경쟁으로만 이해해선 안 된다. 전력망·용수·부지·인허가와 연구개발 환경을 경쟁국 수준으로 만들고 규제 개혁도 속도를 내야 한다. 기업들도 중국 시장 의존을 줄이고 기술 격차를 벌리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중국 경제의 부진만 보며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시기는 끝났다. ‘제2의 차이나 쇼크’가 현실이 되면 대책 마련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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