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만 달러 시대의 ‘가난한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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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17일(현지 시간) 시위대가 물가 상승 등에 항의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차량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프랑스대혁명의 상징 ‘마리안’ 상(像)이 배경에 보인다. 프랑스에선 최근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던 학생들의 시위가 고물가 등 경제 문제에 항의하는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노조 등이 주도한 17일 시위에선 전국에서 50만 명(경찰 추산·시위대 측 추산 80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벌어지는 등 시위가 격화되자 8년 전 프랑스를 휩쓸었던 ‘노란 조끼 시위’(생활고 항의 및 노동 개혁 반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티이미지 서울에서 디자인 회사 마케터로 일하던 박모 씨(36)는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생활비까지 떨어져 정부의 긴급복지 생계지원금을 받았다고 한다. 대만인 황모 씨(28)는 올 3월 퇴사 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와 구직 활동을 이어가며 약 4500만 원의 신용대출을 갚을 길이 막막하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한국과 대만에서 만난 ‘가난한 청년들’의 삶이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시대에 접어든 두 나라 역시 세계적 난제로 떠오른 청년 빈곤 문제를 비껴가지 못했다. 한국에서 박 씨처럼 긴급복지 지원금을 신청한 20, 30대는 지난해 2만6461명으로 3년 새 38.4% 증가했다. 지원 요청 사유 중 실직은 1.5배, 휴·폐업이나 영업 곤란은 각각 2.3배로 늘었다.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정부에 SOS를 친 것이다. 대만에서는 취업난과 부채에 짓눌린 청년들이 가파른 주거비 상승으로 도심에서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달걀에 빗대 중심부의 ‘노른자’, 더 멀어질수록 ‘흰자’ ‘껍데기’로 계층을 나눠 부른다고 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노동시장에 제때 진입하지 못한 ‘가난한 청년들’은 자산 축적의 기회를 잃고 부채와 빈곤의 수렁으로 빨려 들어갈 위험이 크다. 한국의 19∼34세 청년의 절반 이상이 금융기관 대출을 받았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이 2개 이상의 채무를 가진 다중 채무자라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 의존도 심화, AI와 같은 기술 확산, 인건비 상승, 노사 갈등으로 ‘고용 없는 성장’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연초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를 7월 상향 조정하면서도 취업자 증가 전망치는 16만 명에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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