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SF”…봉준호X로버트 패틴슨 ‘미키 17’ 韓 상륙 (종합)[DA:현장]

3 days ago 1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미키 17’에 출연하는 로버트 패틴슨이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는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한 소감을 전하면서, 동시에 봉준호 감독 영화에 출연한 남다른 소회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미키 17’ 푸티지 시사 및 기자간담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준호 감독 그리고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로버트 패틴슨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전하며 “내 발음이 정확하냐”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로버트 패틴슨은 직접 한국행을 원했던 이유에 관해 “한 번도 서울에 오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다. 홍보를 하면서 왔을 법도 한데 처음이다. 여러분도 만나고 싶었고, 다른 분들도 만나고 싶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런 행사가 오랜 만이다”라고 운을 떼더니 ‘미키 17’에 관해 “흔히 SF 영화이지만 인간 냄새로 가득한 영화다. 미키라는 힘없고 불쌍한 청년의 영화다. 인간 냄새가 나는 SF로 만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영화가 정치적인 깃발을 들고 있진 않다. 이 친구가 얼마나 불쌍한가, 미키의 성장영화 측면으로 보시면 재밌을 것 같다”라며, 원작에서는 7번 죽었던 캐릭터를 17번 죽인 이유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횟수를 더 늘리고 싶었다. 7번은 충분하지 않았다. 더 다양한 죽음을 통해서 노동자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 로버트 패틴슨은 ‘미키’라는 캐릭터에 관해 “극본 자체가 정말 재밌었다. 처음 읽었을 때 심플하게 느껴졌다. 정말 미쳤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극본이었다. 실제로 정말 이면에 있는, 멘탈을 들여다보고 왜 미키가 이렇게 생겼는지를 보면 복잡해졌다. 약간의 이면에 휴먼도 녹아있었다. 자신감이 전혀 없는 캐릭터다.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여러 가지 영감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내가 개를 연기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의 개봉 날짜가 여러 차례 변경된 이유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개봉 날짜가 변동이 있어서 익사이팅 했다. 내 영화가 매번 그랬다. 그만큼 배급사가 고민을 많이 한다. 이번에는 주목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그런 측면이 있었다. 할리우드 산업의 측면 때문도 있었다. 복잡한 상황들이 엮여 있었다. 재촬영이나 이런 복잡한 상황은 없었다. 워너에서도 영화 자체의 컨트롤을 존중해주셨다. 순탄하게 끝난 작업이었는데 외적 요인들 때문에 변화가 있었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개봉하게 돼 기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로버트 패틴슨을 ‘미키’에 캐스팅한 이유에 관해 봉준호 감독은 “로버트 패틴슨은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디 영화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1인 2역을 해야 했고, 멍청하고 불쌍한 느낌부터 기괴한 카리스마 양쪽을 커버해야 했다. 그 둘이 다 되는 사람으로 로버트 패틴슨을 생각했고, 캐스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봉준호 감독 영화의 세계관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영화에 관해 묻자 “전 세계에서 봉 감독님 같은 분은 4-5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배우들이 함께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감독님이다. 그런데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세계관이 굉장히 특별하다. 그리고 말이 된다. 개인적인, 그리고 감정적인 선을 건드린다. 왜 그런지 설명하기 어려운데, 특히 퍼포먼스적 측면에서 그렇다. ‘살인의 추억’을 오래 전에 봤는데, 떠오른 기억이 굉장히 말도 안 되는 것과 심각한 상황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장르의 구분을 두지 않고 보게 하신다. 이런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의 시대적 배경을 근미래로 설정한 이유에 관해 묻자 “여러분들이 겪게 될 일이다. 그만큼 현실감 있고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일이다. ‘듄’처럼 서사적이고 아주 먼 우주의 저편에서, 시간대를 뛰어넘는 SF영화도 좋지만. 우리 작품은 우리 눈앞에 닥쳐있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인간 냄새 나는 SF다. 우리한테 닥칠 수 있는 일이다. 불과 10년 전에 챗 GPT를 상상 못하지 않았나. 10년 후를 예측하기 힘들다. 영화 속의 상황이 SF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언젠가는 여러분의 눈앞에 펼쳐질 거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한국 이민설까지 제기됐던 로버트 패틴슨은 이날 한국 이주설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진짜 아파트를 찾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 정말 좋아 보인다. 온지 24시간도 안 됐다. 한국 영화 산업이 대단한 것 같다. 많은 감독님들과 배우들을 보면서 컸다. 한국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19일 입국 당시 많은 팬들이 환대한 것에 대해 “정말 깜짝 놀랐다. 공항에 나와 계셔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싸인을 요청하기도 하셨는데 보기 좋았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로버트 패틴슨은 봉준호 감독과 작업한 소감에 관해 “배우들은 한계에 도전하게 하는,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는 분들과 일하고 싶다. 뭔가 정말 사냥하듯 찾는다. 봉 감독님 영화가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거였다. 이 정도의 스타일의 감독님과 작업하는 건 처음이었다. 감독님이 굉장히 체계적이시다. 재촬영하고 반복적인 경우가 많은데, 봉 감독님은 굉장히 짧게 했다. 그리고 스스로 자유를 느꼈다. 한 번에 한 두 라인만 하면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다. 대부분 배우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현장 최고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에 관해 “25년 경력 최초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여자주인공과 미키의 러브스토리가 있다. 또 사랑의 테마 음악도 있다. 이 영화가 멜로 영화라고 하면 너무 뻔뻔스럽겠지만, 그게 너무 뿌듯했다”라고 말해 영화에서 펼쳐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무척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해서 즐거웠다.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로버트 패틴슨 역시 “봐주시는 분들이 우리가 촬영하면서 느낀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미키 17’은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의 ‘미키 7’을 원작으로 하며, 로버트 패틴슨을 포함해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과 마크 러팔로 등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출연해 2025년 큰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는 2월 28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