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 폰지사기 뒷북 대응
피해 당사자가 온라인 글 써도
임시차단 신고땐 비공개 처리
범죄자가 악용하는 사례 빈발
폰지사기 정황이 사전에 포착돼도 당국은 손을 쓰지 못한다. 신고를 접수하기 전에는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사칭 웹사이트가 개설되고 허위 정보가 유포되는 동안 피해자는 사기를 인지하지 못한 채 투자금을 늘리고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경찰 수사도 한발 늦을 수밖에 없다. 사기 조직 관련 자료를 들여다보려면 영장이 필요한데 피해자 신고 없이는 영장 발부가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로 인지 수사는 가능하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본격 수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기 조직이 거액을 챙겨 잠적한 뒤에야 수사가 본격화되다 보니 예방보다 사후 환수에 행정력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이 정보를 공유해 사전 징후 단계에서 범죄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투자자 책임을 완전히 부인할 수 없지만, 판단을 흐리게 하는 허위 광고와 투자 권유 등 유사수신 징후를 상시 모니터링할 필요는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허위 광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고 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허위 웹사이트 민원이 들어오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의뢰한다. 허위 애플리케이션은 해외 플랫폼을 거쳐야 해 차단이 더 어렵다.
피해 발생 직후 신속 대응 체계라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준배 경찰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싱가포르와 영국은 전기통신금융사기에 보이스피싱뿐 아니라 폰지사기와 스캠도 포함한다"며 "피해를 막으려면 계좌 즉시 지급 정지 같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폰지사기를 경고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당사자 요청만으로 온라인 게시물을 차단하는 임시조치 제도에 가로막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고된 게시물이 최대 30일간 비공개된다는 점이 악용돼 피해 예방에 필요한 정보까지 차단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권리 침해 임시조치는 27만2328건에 달했다. 임시조치로 게시물을 차단한 사기 일당은 이를 근거로 적반하장식 대응에 나선다. 브릴리언스팀 사건에서도 사기 일당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SNS에 '자사에 대한 악의적 허위 사실이 유포돼 대응에 나서고 있으니 현혹되지 말라'고 공지했다.
이에 공익 게시물은 임시조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공공의 관심 사안이나 공적 인물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재게시 요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방통위에 요청했지만, 방통위는 "제외 대상 개념이 불명확하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박자경 기자 / 김송현 기자 / 문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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