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인 가운데, 그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하계 제주포럼 강연이 취소됐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당초 한경협 제주하계포럼 첫날 개회식에서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명단에서 제외됐다.
해당 포럼 공식 사이트에는 방 의장 대신 이재상 대표가 하이브의 얼굴로 나서 강연자 변경을 알렸다. 강연자 교체에 대한 구체적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방 의장이 사기적 부정거래 범죄 혐의로 고발을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오는 16~19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한경협 하계 제주포럼은 국내 최고·최대 경제계 포럼으로 매년 주요 분야 최고 전문가와 기업 경영인들이 참석해 최고경영자들에게 기업의 성장전략과 신사업에 대한 비전과 통찰을 공유한다.
당초 방 의장은 이번 포럼에서 ‘BTS 신화를 넘어 K의 내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K팝의 위기와 도전에 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하이브의 글로벌 확장을 중심으로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하이브는 올해 KT, 카카오, 네이버, 두나무, 메가존클라우드, 한국IBM 등 IT·테크 대표 기업들과 함께 한경협 회원사로 가입했다.
한편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심의 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원회는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증선위는 금융위 산하의 독립적 심의 기구로 과징금·과태료 등 행정제재나 형사 처벌을 위한 수사기관 고발·통보 여부를 의결한다. 이는 오는 1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 날은 방 의장의 제주 포럼 강연이 예정돼 있던 날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지난 2020년 하이브를 상장하기 전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와 지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하기로 계약하고 상장 이후 4000억원 가량을 정산받았다. 해당 계약 내용들은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와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모두 누락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방 의장에게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방 의장 측이 기관투자자·벤처캐피털 등 기존 투자자에게 상장이 불가능하다고 거짓으로 알린 뒤, 이들이 지인의 사모펀드에 하이브 주식을 팔도록 유도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하이브 측은 “금융당국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소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해당 의혹들에 대해 “모든 거래는 법률 검토를 거쳐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