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성원대치2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이 해산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조합은 해산을 위해 건설사에 빌려 쓴 대여금을 주민과 나눠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은 리모델링 조합장이 쓴 돈을 대신 갚아줄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성원대치2단지는 지난 3일 리모델링 조합 총회 개최에 실패했다. 총조합원 1405명 중 22명만 투표에 참여해 정족수가 미달했다. 리모델링 조합은 이날 총회에서 사업비를 정산하고, 조합을 해산하는 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어렵게 됐다.
총회가 개최되지 못한 것은 기존 리모델링 조합과 주민 간 오래된 갈등 때문이다. 2008년 설립된 리모델링 조합은 재건축보다 빠르고 저렴하다며 수직증축을 추진했다. 2016년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 계약을 맺어 사업이 순풍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2021년 조합이 시공사 계약을 파기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후 새로운 시공사 선정했지만, 이번에는 수직증축이 문제였다. 당시 신공법을 적용해 2차 안전성 검토까지 진행됐지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신기술·신공법 검증위원회’가 기술 검증 결과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우선협상자였던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권을 반납했다. 이 과정에서 DL이앤씨·HDC현산은 조합이 가져다 쓴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에 조합은 원금과 연 15%를 적용한 지연이자를 갚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주민은 18년간 추진한 리모델링이 어려워진 만큼 재건축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며 기존 조합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리모델링 조합 해산 총회를 열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법원이 조합에서 낸 총회 금지 가처분 받아들여 실패했다.
조합과 주민이 서로 총회를 열려는 목적(안건)은 다르다. 리모델링 조합은 청산금 116억원을 조합원이 나눠 내면 해산하는 이른바 ‘조건부 해산안’을 상정하고자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조합장이 쓴 돈을 나눠 낼 수 없다며 조합 파산을 주장하고 있다. 리모델링 조합 해산추진위원회는 “지난 18년 간 조합장으로 쓴 돈의 용처, 영수증 등을 하나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조합을 파산하고, 연대보증을 선 조합장과 임원이 대여금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간 갈등으로 성원대치2단지 재건축은 상당 기간 공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장과 임원을 연대보증인으로 채무를 부담하게 하면 전 재산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은 리모델링 조합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크다”고 했다. 이어 “파산으로 가면 기존 시공사의 손해가 커 어느 쪽이든 합의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