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아파트만 더 잘 팔린다"…'똘똘한 한 채'로 쏠린 지방 집값 [돈앤톡]

2 days ago 8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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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지방을 중심으로 더 벌어지면서 전국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7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시계열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의 가격 격차를 의미하는 5분위 배율은 5월 기준 13.4배를 기록했습니다. 3월과 4월 각각 13.3배로 유지하던 격차가 더 커진 셈입니다. 전국 5분위 배율은 2008년 말 8배에 그쳤지만, 최근엔 13배를 넘어섰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에선 벌어지던 집값 격차가 최근엔 주춤한 모양새입니다. 5월 서울 5분위 배율은 6.6배로 전월 6.7배보다 줄었고, 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2월 기록한 6.9배보다 더 내렸습니다.

고가 주택이 있는 강남권 집값은 다소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중저가 지역은 가격이 오른 영향입니다. 서울 1분위 아파트 매매가격은 4월 5억1642만원에서 5월 5억2083만원으로 441만원(0.85%) 올랐지만 5분위 아파트는 같은 기간 34억5122만원에서 34억3919만원으로 1203만원(0.34%) 하락했습니다.

전국 양극화가 더 심해진 배경에는 지방 시장 침체가 있습니다. 인구 감소와 공급 과잉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하위 가격대 아파트의 가격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6개 광역시의 5분위 배율을 살펴보면 5분위 아파트는 4월 7억5888만원에서 7억5992만원으로 올랐지만 1분위 아파트는 1억2867만원에서 1억2837만원으로 하락했습니다. 주요 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기타지방을 살펴보면 이들 지역의 경우 5분위 아파트는 5억1149만원에서 5억1325만원으로 올랐지만 1분위 아파트는 6962만원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여전히 핵심지 아파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방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방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과 비서울 집값이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규제지역 지정과 대출 규제 때문입니다. 서울과 경기 12곳은 현재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황입니다. 서울은 절대적인 집값이 큰 폭으로 치솟은 가운데 대출 규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권의 경우 현금 부자만 집을 살 수 있어 상대적으로 거래가 뜸한 반면 대출이 상당 부분 나오는 15억원 이하 주택이 밀집한 지역엔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오르자 양극화 현상이 완화된 것입니다.

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비규제지역입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서울 집값이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움직였던 것처럼 지방에서도 핵심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비핵심지로는 매수를 꺼리면서 5분위 집값은 상승하고 1분위 집값은 하락한 것입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서울에선 대출 가능 금액에 따라 집값 상승세가 갈렸지만 비서울을 중심으로는 과거의 서울을 따라가면서 여전히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양극화 흐름이 쉽게 완화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공급 부족이 심한 서울 핵심지는 가격 방어력이 유지되는 데 비해 지방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부담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서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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