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적용한 우리 품질 검사 시스템은 속도와 안정성이 모두 뛰어납니다.”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의 품질을 판단하는 비전검사 시스템을 개발한 김형우 블루타일랩 대표(사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1위를 한 경력이 있다. 그 기술로 2016년 설립한 블루타일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공기술사업화 1호 펀드의 첫 투자사, ETRI의 ‘최초 프리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재까지 받은 투자금은 97억원이며 지난해 매출 56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기술특례상장을 앞두고 올해 초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정했다.
김 대표는 “전통적 비전검사 기업은 AI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한계가 있고 AI 회사도 마찬가지”라며 “AI와 비전검사 둘 다 양산 수준까지 개발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게 블루타일랩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 A사가 지난해 2차전지 검사율을 높이기 위해 블루타일랩의 AI 비전검사 시스템을 구입해간 게 대표적 성공 사례다.
다양한 비정형 불량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오류를 찾아낼 때 정상 이미지, 비정상 이미지를 모두 학습시켜야 하는데 이 회사는 정상 이미지만 학습시켜도 99% 이상 검출력을 확보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그만큼 빠르게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것”이라며 “딥러닝 라이브러리도 자체 개발했고 기업별 검사 모듈에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루타일랩은 ETRI, KAIST와 함께 지난달 말부터 AI 글로벌 딥테크 분야 정부과제를 수주했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에도 AI 에이전트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 회사는 오류가 생겼을 때 사람이 일일이 찾아내지 않아도 장비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해 해결책까지 제시할 수 있는 단계로 기술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사람이 다루는 모든 정밀 기계, 장비 등에 다 적용될 기술”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이 기술은 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목표는 외국산에 의존하는 극초단파 레이저(울트라패스트레이저) 원천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다. 이 회사가 국산화에 도전한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분의 1초를 의미하는데 주기가 매우 빨라 짧은 시간에 높을 출력을 낸다. 라식 수술 같은 의료 장비는 물론이고 정밀 장비, 반도체 전공정 등 고집적화된 산업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김 대표는 “국내 장비사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여전히 원천 기술은 외국산에 의존한다”며 “이를 극복해 2030년 매출 800억원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