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한화의 최고 히트작인 코디 폰세는 11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95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폰세 영입의 물꼬를 튼 해외 스카우트 담당 전주욱 전략팀 프로가 영입 뒷얘기를 전했다. 외국인투수인데도 ‘팀 퍼스트’를 강조하는 폰세의 프로 정신이 영입 과정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일본팀 관계자도 놀라더라.”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31)는 2025 KBO리그를 뛰고 있는 외국인투수들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투수다.
폰세는 10일까지 18경기(115.2이닝)에서 11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95, 161탈삼진의 괴력투를 선보였다. ERA, 다승, 이닝, 탈삼진 등 각종 투구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한화의 전반기 1위 확정을 이끌었다.
폰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리그에 상륙했다. 한국 진출 이전에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아시아야구를 경험했다. 닛폰햄 파이터즈(2022~2023)와 라쿠텐 골든이글스(2024)에서 활약하며 KBO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화 코디 폰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그가 한화와 본격적으로 인연이 닿기 시작한 건 라쿠텐 소속으로 2군 경기를 뛰던 지난해 여름부터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까지 했던 한화 해외 스카우트 담당 전주욱 전략팀 프로는 폰세 영입에 물꼬를 튼 담당자다.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리스트를 완성하기 위해 NPB팀을 둘러보던 그는 폰세의 한여름 투구를 보고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확신했다.
전 프로는 “지난해부터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나. 단장님(손혁 한화 단장)께선 일찌감치 그 제도를 대비하면서 우리 스카우트팀을 미국이 아닌 해외리그로도 자주 보내셨다. 나는 일본 쪽을 맡아 NPB팀과 독립리그 소속의 선수들을 많이 찾아봤다”고 말했다.
전 프로는 이어 “NPB 2군 구장은 라이트 시설이 없는 곳이 지금도 많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낮 경기를 하곤 하는데, 폰세가 오후 12시가 넘어 치르는 경기에서도 115개의 공을 끝까지 구위를 살려 계속 던지더라. 좌우 폭을 넓게 사용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화 코디 폰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전 프로가 일본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폰세의 가장 인상적인 정보는 ‘팀 퍼스트’ 정신이었다. 그는 “라쿠텐이 작년엔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치열하게 벌였다. 그때 폰세는 사실 1군에서 이미 중용되지 않는 선수였다. 그런데 현장에서 2군에 있는 폰세에게 ‘불펜으로 던져 달라’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라며 뒷얘기를 전했다.
전 프로는 “NPB에서 외국인투수는 1군 코칭스태프가 자신을 잘 쓰지 않는다 싶으면 불펜 투구 요청을 받았을 때 대개 불만을 드러내곤 한다. 그런데 폰세는 팀을 위해 ‘불펜으로도 던질 수 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일본팀 관계자도 놀랐다고 하더라. 그 정보가 우리에겐 매우 큰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전 프로는 시즌 초 우려됐던 폰세의 ‘인저리 프론’에 대해서도 큰 걱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NPB쪽 정보를 들으니 폰세가 2023년도에 왼쪽 무릎을 한 차례 다친 것 외에는 부상이라고 할만 한 게 없더라. 팔꿈치, 어깨 관련 이슈가 전혀 없어서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며 환하게 웃고 있는 한화 코디 폰세(왼쪽 3번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모든 정보를 종합한 전 프로는 폰세의 성공에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폰세의 영입이 확정되고 난 뒤 다른 한편으로는 큰 부담감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 만큼 외국인투수 영입은 팀의 한 시즌 성적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전 프로는 “최종 결정을 하신 건 단장님이다. 단장님께서 일본과 미국을 정말 자주 다니시면서 폰세 영입에 온 힘을 기울이셨다. 현장 경험도 많으셔서 내가 모르고 놓친 부분도 많이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압박을 느끼는 전 프로에게 손 단장은 농담을 건네며 부담감을 덜어주기도 했다.
“전 프로, 폰세가 못하면 너하고 내가 3이닝씩 던지면 되잖아(웃음). 잘 할 거야. 너무 신경 쓰지 말자. 한국에 오면 잘 케어해주는 것만 생각하자.”
한화 손혁 단장.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대전|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대전|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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