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빌라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외벽이나 주차장, 옥상 같은 공용시설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커먼 그을음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건물 곳곳에서 탄내가 나 건물 외관만 보면 사람이 새로 들어와 살 만한 환경이 아니라서 궁금했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최근 동향을 문의한 A씨는 뜻밖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요즘 이 동네에 전·월세 물건이 워낙 씨가 마르다 보니, 조건 가릴 처지가 아닌 세입자들이 여기까지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전·월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돼가고 있습니다. 화재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빌라까지 세입자들이 들어차는 배경에는 서울 전역을 덮친 극심한 전월세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올해 서울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6만5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1% 증가했습니다. 이 중 월세 거래 비중은 79.4%입니다.
서울 빌라 임차인들은 올해 들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1~4월 서울 빌라 임대차 계약 중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건수는 41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11건)에 비해 39.1% 증가했습니다.
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늘고,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급증한 것은 아파트 임대차 시장 불안과 맞물려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전·월세 물건마저 자취를 감추자 갈 곳 없는 임차 수요가 빌라와 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번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세 사기 여파로 한동안 기피 대상이던 빌라라도 선택해야 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혼부부들이 빌라에 처음 들어오면 전세 만기 때까지 돈을 모아 아파트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이사 갈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갈 곳이 없다'며 재계약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의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9.4로 2021년 9월 12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많아 매물이 부족하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서울의 전·월세 물건은 3만257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에 비해 27.7% 줄어든 수치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아파트 전세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비아파트 임차인들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시장에 정체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정주 여건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비아파트 공급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1 week ago
14









!['통한의 극장골 실점 패배' 주승진 김천 감독 "뒷심이 부족했다" [전주 현장]](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1714010261496_1.jpg)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95〉 [AC협회장 주간록105] 마이클 잭슨 자산과 스타트업 경영](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04/news-p.v1.20260504.773e529e3f474adea55b425cf6daf8c2_P3.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