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개포동 소규모 아파트
조합 설립하며 사업 속도전
공사비 급등과 낮은 사업성 탓에 멈춰 있던 서울 소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집값 상승을 계기로 다시 움직이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큰 구조지만, 인근 신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재건축 후 기대수익이 커졌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정비업계와 구청 등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지난 11일 신반포26차 소규모재건축사업 조합설립 인가를 고시했다. 지난 4일 조합설립을 인가한 데 따른 조치다. 인가서에 따르면 신반포26차의 토지등소유자는 66명, 동의자는 56명으로 84.6%의 동의율을 확보했다.
잠원동 한복판 핵심 입지에 위치하고 있는 신반포26차는 1984년 준공된 노후 아파트 단지로 총 66가구로 구성된 '나 홀로 아파트'다. 재건축 진행을 위해 2020년부터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원동 핵심 입지에도 가구별 사정에 따라 반대 의견이 많아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조합원들 사이에서 분위기가 바뀌며 동의율이 확보된 것이다.
소규모 재건축은 정비사업 방식 중 하나로 단지 규모 200가구 이하, 전체 면적 1만㎡ 미만, 주택단지인 구역 요건, 노후·불량 건축물 전체 건축물의 60% 이상 등의 요건을 만족할 때 진행할 수 있다.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관리처분인가(사업시행인가와 동시 진행) 등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이론상 일반 재건축보다 수년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비구역 면적이 협소하기 때문에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이 제한적이다. 또 조합원 수도 적기 때문에 조합원 1명당 발생할 수 있는 분담금 부담이 커질 확률이 높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공사비가 많이 오른 시점에서 용적률 200%에 가까운 서울의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재건축 진행에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소규모라고 하더라도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특히 신반포26차의 경우 노후도가 심해지는 와중 인근에 메이플자이 등 신축 단지들이 들어오면서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격히 뒤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주요 지역의 다른 소규모 단지들도 소규모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남구청은 지난 12일 개포현대 200·220동 소규모재건축사업 조합 설립과 관련해 경미한 변경신고를 위한 공람 공고를 올렸다.
지난해 12월에는 160가구 규모의 영등포구 여의도 화랑아파트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하는 첫 번째 단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소규모 재건축이 과거에는 진행이 어려웠더라도 인근 집값이 많이 오르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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