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녀 이름 '시아' 반혁명적…'은덕'으로 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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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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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최근 주민들에게 자녀 이름을 한국식으로 짓지 말라고 지시했다. ‘수빈’ ‘다온’ ‘아리’ ‘시아’ 등의 여자 이름과 ‘도윤’ ‘하율’ ‘지우’ ‘민서’ 등의 남자 이름은 모두 개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요즘 당에서 이름을 혁명적으로 지을 것을 지시했다”면서 “이름을 짓는 문제는 한 가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혁명과 건설에서 주체성을 지키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당의 사랑과 은덕을 후손만대에 전하려는 의지를 담아 ‘은혜’ ‘은덕’ ‘행복’, 또는 당을 끝까지 받들어 갈 의지를 담아 ‘충성’ ‘충실’ ‘충복’ 등 바람직한 이름을 제시하며 주민들에게 자녀 이름을 바꿀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달 조선로동당출판사가 발행한 학습 제강을 통해 "자식들에게 정치적 고려 없이 이름을 지어주거나 돈과 권력에 대한 저속한 욕망이 느껴지게 지어주는 현상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게 얼치기 이름을 지어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적들(한국)의 반동적인 사상문화 침투책동에 동조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괴뢰 것들과 동족으로 간주될 수 있는 이름을 절대로 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RFA와 인터뷰에서 "요즘 당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을 떠올리게 되는 이름들은 혁명성을 담아 개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부모가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며 지은 이름을 한국식이다, 비사회주의라며 개명하라는 당국의 행태는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자에 무너질 사회주의라면 우리(북한)식의 불패성은 어디에 있냐"고 반문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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