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김병주 불출석에… 여야 “국회 나올때까지 계속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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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홈플러스 사태 현안질의
“국회 안나오려 꼼수 해외출장”
金 고발 검토… 국정조사 거론
홈플러스 미리 회생신청 의혹엔… MBK “신용등급 하락뒤 검토해”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홈플러스·MBK파트너스 및 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했다. 김 회장이 1조5000억∼2조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홈플러스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는 전체회의에 불출석한 김 회장을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이날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MBK가 직접 해명해야 하는데 18일에 출석하라고 했더니 김 회장은 하필 17일부터 19일까지 홍콩 출장을 잡았다”며 “국회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며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도 “정무위 차원에서 고발이 당연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홈플러스 사태로 어려워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청문회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MBK의 변칙에 가까운 차입매수, 탈법과 불법에 가까운 악행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김 회장이 국회에 출석할 때까지 계속 청문회를 개최하고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국회 출석 요구에 출장 일정으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한다며 “이미 투자가 완료된 개별 포트폴리오 회사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아 질의에 충실한 답변을 드리지 못할 것이 염려된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홈플러스 경영진 국회 출석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왼쪽)와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홈플러스·MBK파트너스 및 삼부토건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홈플러스 경영진 국회 출석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왼쪽)와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홈플러스·MBK파트너스 및 삼부토건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날 정무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미리 알고 기업회생을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 “기업회생 절차는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 확정된 뒤에 저희가 긴급히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회사가 부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봤다”며 “3월 1일 오후 임원들끼리 더 이상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해 그때부터 (기업회생 신청) 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4일 새벽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3월 1일은 공휴일이고, 2일은 일요일, 3일은 법정 대체휴일이었다”며 “관련 서류를 휴일에 준비했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 미리 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판매한 신영증권 측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직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전례가 없는 사례’라는 의견을 냈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이날 ‘홈플러스가 책임 회피성 기업회생을 기습적으로 신청한 걸로 판단해도 무리가 없겠느냐’는 질문에 “제가 판단할 건 아니지만, 자본시장 사람들은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홈플러스 납품업체 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일별 대금 지급 현황을 매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서 점포가 입점한 건물 임차료 지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18일 “회생절차 개시 이후 지급 시기가 도래하는 임차료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며 “대형마트 임차료 지급은 법원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임차한 점포는 68개로 전체 126개 점포의 절반 이상이다. 홈플러스가 임차료를 제때 못 내면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 자산으로 삼은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와 부동산 펀드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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